“AI 격차 진실 게임”…미중·화웨이 주도권 혼돈→글로벌 IT시장 어디로
한여름 워싱턴D.C.의 회색 하늘 아래, 첨단 산업의 심장부는 다시 한 번 거대한 긴장에 휩싸였다. 세계를 나누는 금빛 칩 위, 미중 양국의 숨막히는 AI 패권 다툼에 전 지구적 시선이 모이고 있다. 백악관의 AI 정책 책임자 데이비드 색스가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 경쟁에 관해 예리한 경고음을 울리자, 곧장 중국 통신 대기업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가 상반된 진단으로 응수했다. 대립하는 두 인물의 목소리는 마치 새벽과 황혼처럼,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국제 AI 경쟁 전선의 변곡점을 보여준다.
데이비드 색스는 지난 10일, 워싱턴의 ‘AWS 서밋’에서 거침없이 입을 열었다. “미국과 중국의 AI 격차는 단 3~6개월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색스는 촉박한 시간 차와 함께, 중국의 AI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눈부신 속도로 성장하는 현상을 예로 들며 ‘기술대국’ 미국의 전통적 우위가 위태로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한 “중국에는 전 세계 AI 연구자의 절반이 포진해 있다”며 인적 자원의 힘과 빠른 기술 추격의 현실을 부각시켰다. 중국 칩 업체의 분발 또한 주목받았다. 색스는 미국 내 AI 혁신 확대를 위해서도 규제 장벽의 신속한 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와 산업계의 초조함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에 관한 색스의 전망은 명확하다. “만약 5년 내 미국산 칩이 80%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면 미국이 우세하지만, 만약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이 이 목표에 근접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렇듯 AI 기술과 반도체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의 긴박한 수싸움이 전개되는 중이다.
그러나 정반대의 현실 인식도 존재한다.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CEO인 런정페이는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AI 칩 ‘어센드’는 미국보다 아직 한 세대 뒤에 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의 기술 제재에 맞서 중국 내 반도체 산업의 자립과 자생력에 대해 강조했으나, 동시에 화웨이 역시 아직 멀고 긴 길 앞에 서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미국이 일각에서는 화웨이의 성과를 지나치게 부풀린다”는 언급도 남겼다.
최근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화웨이 어센드 칩을 세계적으로 수출 제재 품목에 올리며, 기술 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9년부터 강화된 미국의 제재 속에서 화웨이는 독자 반도체 역량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두 강대국의 엇갈린 현실 인식은 증시와 투자 시장에도 잔잔하지 않은 파문을 전하고 있다. 업계는 AI·반도체 관련 정책 변화와 시장 점유율 변동 가능성에 따라, 투자 방향을 긴장감 속에 살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I 칩이라는 보이지 않는 전장에서, 양국이 이끌 미래의 풍경은 여전히 안개 짙은 강변 너머에 놓여 있다. 미중 간 기술 격차 인식의 차이와 각국 규제 전략의 변주가, 글로벌 IT·반도체 증시에 중대한 변곡점을 예고하는 지금, 세계는 그 흐름의 전환점을 예민하게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