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친구 목록 첫 화면 복원”…카카오톡, 이용자 여론에 피드형 탭 개편 백지화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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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의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거센 이용자 비판에 직면하며, 카카오 측이 피드형 친구탭을 기존 목록 형태로 복원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소셜미디어식 친구탭 도입 이후 '사용자 경험이 악화됐다'는 여론이 지속되자 나온 조치다.

 

카카오는 9월 29일 공식 발표에서 “최신 버전 업데이트에 대한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친구 탭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친구 목록은 올해 4분기 내에 다시 가나다순 배열의 기존 형태로 복원되며,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의 ‘소식’ 메뉴에서만 확인할 수 있게 조정된다.

카카오톡 제공
카카오톡 제공

카카오는 지난 업데이트를 통해 15년 만에 친구탭을 기존 리스트형에서 인스타그램식 격자형 피드로 변경했다. 친구의 최근 활동 내역이 자동으로 노출되고, 단순한 목록은 추가 버튼을 눌러야 볼 수 있어 이용자 불편이 커졌다. 많은 사용자들은 “메신저 본질에서 벗어나 소셜미디어 기능만 강조했다”며 불만을 표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UX 전문 그룹 PXD가 분석한 카카오톡 업데이트 직후 등록된 이용자 리뷰 1,000건 가운데 42%가 “업데이트 전반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 같은 직설적 비판, UI·디자인 불만(19%), 친구 목록 관련 불만(10%), 이전 버전 복원 요구(15%)가 주요 반응이었다. 친구 탭 피드 내 광고 노출이 늘어난 점(6%)도 불만 사항으로 지적됐다.

 

카카오 측은 미성년자 이용자 보호방안도 일부 개선 중이다. 이달 27일 ‘지금’ 탭(숏폼)에 미성년자 보호조치 신청 메뉴를 신설, 보호자는 가족관계증명서 등 간단한 증빙만으로 보호 요청 접수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보호조치는 1년마다 갱신해야 해 불편이 컸던 만큼, 카카오 측은 신청·설정 절차 간소화 등 추가 방안을 논의 중이다.

 

카카오톡의 이번 개편 시도는 사용자 경험 악화와 프라이버시, 상업성 강화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복원 조치에도 불구, 근본적 소통 부족과 반복되는 이용자 불신 문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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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피드형친구탭#미성년자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