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룹 계열 3사, 정리매매 첫날 90% 폭락”…상장폐지 절차 재개에 투자자 충격
이그룹(옛 이화그룹) 계열 3사의 상장폐지 절차가 재개된 가운데 1일 코스닥 시장에서 이화전기와 이트론이 각각 90%에 가까운 폭락세로 정리매매 거래를 마감했다. 법원이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상장폐지 수순이 공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이화전기 주가는 전일 대비 89.54% 하락한 94원에, 이트론은 94.83% 급락한 14원에 각각 정리매매 첫날 장을 마쳤다. 이는 투자자 매도세가 급격히 몰리며 시가총액이 사실상 증발한 결과다. 한국거래소는 이화전기, 이트론, 이아이디 등 이그룹 계열 3사에 대해 상장폐지 절차를 이날 공식적으로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정리매매는 이화전기·이트론은 1일부터 9일까지, 이아이디는 2일부터 10일까지 각각 진행된다. 이 기간에는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으며, 상장폐지일은 10일과 11일로 확정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단체 채팅방 등에서는 투자자 피해 규모와 대응 방안을 놓고 우려와 정보 공유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실적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사적 비위로 피해만 커졌다”며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영진의 횡령과 배임 등 지배구조 리스크가 상장사 투자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경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그룹 계열사는 지난해 5월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뒤, 두 차례 개선기간 부여와 이의제기를 거쳤지만 올해 초 재차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법원마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상장폐지가 확정됐다는 점에서 유사 사안의 재발 방지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검찰은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 등 이그룹 계열사 주식 거래 정지 직전, 미공개 내부 정보를 활용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신주인수권 행사 주식을 매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향후 금융시장에서는 상장폐지 절차가 완료된 이후 투자자 보호 및 증권범죄 여부 등에 대한 당국의 추가 대응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