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례 우승 지휘”…인차기 감독, 인터밀란 결별→4년 여정 마침표
조용한 미소와 뜨거운 박수가 오갔다. 4년간 희로애락을 함께한 사령탑이 팬과 동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 순간, 주세페 메아차 스타디움의 기억이 더욱 깊어졌다. 인차기 감독의 손에 쥐어졌던 트로피와 아쉬웠던 결승 패배의 시간이 교차하는 퇴장이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인터밀란은 6월 4일, 시모네 인차기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차기 감독은 2021년 부임 이후 세리에A 1회, 코파 이탈리아 2회,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3회 등 총 6번의 우승 트로피를 인터밀란에 안겼다. 짧지 않은 기간, 트로피가 증명하듯 감독은 팀의 새로운 황금기를 이끌었다.

올 시즌 인터밀란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했으나 파리 생제르맹과의 격돌에서 0-5로 무릎을 꿇었다. 유럽 무대 정상까지 불과 한 걸음 남겨뒀지만, 두 번의 결승 도전 모두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날 패배에도 2022-2023시즌 13년 만의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끈 지도력은 축구계 안팎에 깊은 각인을 남겼다.
감독의 작별 인사는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인차기 감독은 "4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작별을 고할 때가 왔다. 모든 걸 바치며 팀과 팬, 선수들과 승리와 패배 모두를 함께했다. 무엇보다 수백만의 인터밀란 팬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밀란 주세페 마로타 회장 역시 "인차기 감독의 열정과 헌신에 감사한다. 매일 성공을 위해 함께 싸웠기에 이번 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감독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빈다"고 전했다.
팬들 또한 SNS를 통해 "인차기 감독 덕분에 인터밀란이 다시 강한 팀이 됐다", "언제나 기억할 것이다"라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4년간의 성취와 순간들이 각자의 가슴에 또렷이 새겨졌다.
인차기 감독의 다음 행선지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이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다. 만약 알힐랄 감독직을 맡게 된다면, 6월 14일 미국에서 개막하는 2025 FIFA 클럽 월드컵이 그의 새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인터밀란은 새로운 감독 체제 아래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인차기 감독의 이별은 세리에A와 유럽축구의 지형에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하며, 축구 팬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여운을 남겼다.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던 1460일의 기록 끝, 한 지도자와 구단의 이별은 조용히 다음 장을 향한다. 인차기 감독이 걸어갈 새로운 시간과, 인터밀란의 앞날에 또 어떤 이야기가 쓰일지 축구계의 이목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