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에도 자연과 문화 한 번에”…청주, 여름철 힐링 명소로 부상
여름이 깊어갈수록 시원한 곳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피서란 ‘해변으로, 계곡으로!’ 외치며 한 곳만을 고집했지만, 이제는 실내와 실외, 자연과 문화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장소가 청주의 일상이 됐다. 구름 많고 습도 높은 하루에도 나만의 힐링 코스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요즘은 청주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이 옥화자연휴양림, 쥬니멀 동물원, 국립청주박물관, 청남대, 미동산수목원 등지로 자연스럽게 몰린다. 옥화자연휴양림에서는 숲 내음 가득한 산책로와 계곡 물놀이라는 두 가지 여름 감성이 공존한다. 한 아이 엄마는 “무더위도 잊고, 잠깐이라도 맑은 공기 마시며 걸으니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고 표현했다. 한적한 쥬니멀 동물원은 직접 동물을 보고 만지며 배우는 즐거움이 커, 주말이면 아이 손을 꼭 잡은 부모들의 인증샷이 이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야외활동이 어려운 날엔 국립청주박물관과 같은 실내 문화 공간의 방문객이 평일에도 눈에 띄게 늘었다. 박물관은 시원한 공기와 더불어 청주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배울 수 있는 체험형 전시까지 마련돼 있어, 날씨에 상관없이 가족 모두가 즐기기 좋다. 청남대에서는 넓은 정원과 호수 산책로가 햇빛을 살짝 가린 구름 덕분에 오히려 시원하게 다가온다. SNS에서도 “청남대 산책길은 구름 낀 날에 걷기 딱 좋다”는 후기와 사진이 오르내린다.
전문가들은 이런 명소들의 가치를 ‘여유와 다채로움’에 둔다. 한 여행 칼럼니스트는 “청주는 한 자리에서 다양한 자연과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드문 도시다. 계절 변화에 따라 즐거움이 달라지는 곳”이라고 느꼈다.
청주 시민, 여행객들의 반응도 따뜻하다. “햇볕이 너무 강할 땐 박물관에서 문화 산책, 해가 들 때쯤 숲에서 산책하며 하루를 보내는 게 이젠 당연해졌다”는 목소리가 많다. 온라인에는 ‘청주 힐링 데이 코스’라며 명소를 엮은 나만의 하루 루틴을 공유하는 글도 활발하다.
이런 일상의 변화는 생각보다 소소하지만 의미가 있다. 자연과 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가족과 자신만의 시간을 모두 챙기는 선택이 조금씩 퍼지고 있다. 지금의 청주는 무더위 속에서도, 자연과 문화 모두를 누릴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가 된 듯하다. 작고 새로운 피서의 시도가, 어느새 삶의 계절을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