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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목걸이 인사청탁 논란”…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김건희 특검팀 소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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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목걸이 인사청탁 논란”…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김건희 특검팀 소환 조사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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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탁을 둘러싼 갈등이 특검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연루된 '나토 목걸이' 인사청탁 의혹을 조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9월 2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 회장이 선물한 고가 목걸이가 실물로 특검에 제출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 사무실에 휠체어를 타고 모습을 드러낸 이봉관 회장은 김건희 여사에게 6200만원 상당의 목걸이를 직접 전달했는지, 해당 선물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인사 청탁이 연결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침묵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그는 앞서 2022년 3월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아펠 등 고가 장신구를 건넨 후, 맏사위 박성근 변호사가 공직에 등용될 수 있도록 인사 청탁 의사를 표한 사실을 특검에 자수했다.

실제 박 변호사는 목걸이 전달 약 3개월 뒤 한덕수 국무총리 비서실장 자리에 임명됐다. 김건희 여사는 그해 6월 스페인 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해당 장신구를 착용해 ‘재산 신고 누락 의혹’에 휘말렸고, “지인에게서 빌렸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에선 “목걸이가 모조품”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특검 수사에서도 김 여사는 20여 년 전 홍콩 구매 가품임을 거듭 강조했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제출한 목걸이 실물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모조품을 근거로 증거 인멸 정황을 지적했다. 민중기 특검은 지난달 김 여사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점을 중점적으로 다뤘으며, 이봉관 회장의 진품 실물 제출이 구속 결정의 주요 근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날 소환조사에선 목걸이 선물이 실제 인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진품 전달 경위와 청탁의 실현 여부 등이 집중 추궁될 전망이다.

 

오후에는 박성근 변호사 역시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매개로 국민의힘에 공천을 청탁한 의혹을 받는 박창욱 경북도의원도 피의자로 소환했다. 박 의원은 사업가 김모 씨와 전성배씨 사이에 오간 청탁성 메시지에서 언급된 인물로,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박현국 봉화군수와 함께 공천 청탁이 시도된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직후에는 김씨가 전씨에게 “덕분에 당선됐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정가에서는 김건희 여사와 이봉관 회장, 박성근 변호사 간 인사 커넥션 의혹에 대한 수사가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여야는 특검 수사의 정치적 배경과 실효성을 두고 다시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목걸이 실명 제출과 관련한 증거 경쟁이 향후 법적 판단의 향방을 좌우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사건의 파장이 총선 정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중기 특검팀은 이봉관 회장과 박성근 변호사에 대한 이날 소환 결과를 토대로 추가 소환과 압수수색 등 강도 높은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정치권은 고위층을 둘러싼 인사청탁 공방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경 대비 태세를 이어가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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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관#김건희특검#박성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