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 두 번째 소환”…김건희특검, 정치권 불법자금 추적 고삐
정치권과 종교계가 얽힌 ‘정교유착’ 의혹을 두고 김건희 특별검사가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잇따라 소환조사에 나섰다. 권력 유착, 불법 자금 제공, 청탁 혐의 등 사안마다 피의자 신분의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조사 선상에 오르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29일 오전 10시, 법무부 호송차에 실려 종로구 KT광화문빌딩 내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도착한 한학자 총재는 구속 이후 두 번째로 조사를 받았다. 한 총재는 앞선 24일 한 차례 소환돼 4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으며, 26일 재출석 요구에는 건강 문제를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변호인은 “26일 오전 진료가 예정돼 있었고, 오후에도 호송 차량이 없어 출석하지 못했다”며 “건강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와 공모해 2022년 1월 윤석열 정부에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면서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한,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 등 금품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교단 자금 유용 혐의(업무상 횡령), 경찰 수사 대비 증거인멸교사 등도 조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이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인물 이기훈 전 부회장도 구속 후 소환했다. 이 전 부회장은 2023년 5~6월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 이응근 전 대표 등과 함께 주가 조작으로 369억원 대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지난 26일 기소됐다. 특검은 그를 상대로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건까지 추가 수사 중이다. 웰바이오텍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명목으로 투자자를 끌어 모아 CB 발행·매각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약 400억원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전성배 씨도 구속 이후 소환해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공천 개입, 알선수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추궁했다. 전 씨는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통일교의 지원 청탁 대가로 8천만 원 상당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봉화군수, 경북도의원 등 지방선거 공천 로비에 관여한 사업가 김모 씨도 이날 소환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금품 전달현장에 동석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이미 구속됐다.
정치권에서는 “특검이 권력형 비리 진상 규명에 집중하면서 여권 내 긴장감이 높아진다”는 평가와 동시에, 피의자들의 건강 악화 논란, 수사 방식에 대한 공정성 시비도 일고 있다. 야권에서는 “정치와 종교의 유착, 자본시장 교란 등 불신이 심각하다”며 검찰과 정권의 책임을 촉구했고, 여권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수사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통일교 및 정치권 관련자 소환조사를 연이어 이어가며, 권력형 청탁·불법자금 제공 등 혐의 전반에 걸쳐 수사를 확장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수사 향방과 공천 로비 파장, 정국 내 ‘정교유착’ 논란이 재점화되며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