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중거리포 작렬”…이동경, 중국전 선제골→3-0 승리 앞장
짧은 침묵과 함께 스탠드에는 탄성과 박수가 울려 퍼졌다. 지난해보다 덜 화려했지만 누구보다 강한 의지로 그라운드를 누빈 이동경의 왼발에서 경기 분위기가 순식간에 반전됐다. 모두가 그의 깔끔한 슈팅에 숨을 죽였고, 경기장은 열기로 가득 차오른 채 긴장과 설렘의 랠리를 이어갔다.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남자부 1차전이 7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됐다. 한국 대표팀과 중국이 맞붙은 이날 경기에서 이동경은 전반 8분 왼발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 한 방으로 한국은 경기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고,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 대표팀은 조직적 움직임과 세밀한 패스를 앞세워 두 골을 더 추가하며 3-0 완승을 거뒀다.

초반부터 한국은 활동량과 짧은 패스로 측면을 오가며 공격의 방향을 끊임없이 전환했다. 특히 선발로 나선 이동경은 오른쪽 측면과 중앙에서 활발하게 움직여 공격의 리듬을 조율했고, 선수들의 패스와 압박이 살아났다. 중국은 수비적으로 버티며 롱볼을 꺼내 들었으나, 한국의 조직적인 움직임에 흐름이 번번이 차단됐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전반 8분 찾아왔다. 김문환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이 오른쪽 아크 근처에서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 찬 공이 골문 왼쪽 상단 깊숙이 빨려들었다. 골키퍼가 쫓아가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골은 이동경의 A매치 개인 통산 2호 득점으로 기록됐다. 이후 공격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대표팀은 흔들림 없이 승리를 챙겼다.
이동경은 경기 내내 섬세한 드리블, 날카로운 왼발, 정교한 롱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감독 홍명보는 “이동경의 왼발은 대표팀 공격의 핵심”이라고 평가하며, 다양한 포지션에서 계속 중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장에는 이동경의 활약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팬들의 응원이 쏟아졌고, 포털과 SNS에는 “황금같은 왼발” “2선 경쟁의 새로운 변수”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이동경은 6골 4도움으로 10개의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이번 E-1 챔피언십은 A매치 공식 일정이 아니어서 유럽파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발생했다. 이 기회를 잡은 이동경은 첫 경기 만에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대표팀 내 2선 경쟁 구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활발히 움직인 그는 결국 후반 추가시간, 그라운드 위에 주저앉으며 모든 힘을 쏟았다.
이날 결과로 한국 대표팀은 대회 초반부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다음 상대는 일본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이동경의 활약이 앞으로 대표팀의 2선 경쟁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팬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