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570,488원 또 최고치 경신”…트럼프發 연준 압박·환율 하락에 안전자산 쏠림
국내 금값이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금 1돈의 시세는 570,488원으로 전일 대비 4,613원(0.8%) 상승했다. 최근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 리스크, 환율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진 모습이다.
국제 금시세 역시 함께 뛰었다. 삼성금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23일 금 1돈의 국제 시세는 살 때 414.02달러(570,809원), 팔 때 414.27달러(571,160원)로 각각 0.44달러(608원) 올랐다. 환율은 1,379원으로 2.8원 하락했다. 이는 미중 무역협상 연장 움직임과 미국 통상정책 변화로 달러 가치 하락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 금값은 7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15일 559,763원에서 23일 570,488원까지 일주일 새 1.9% 오르며, 7일 평균 대비 7,655원(1.4%), 30일 평균 대비 15,634원(2.8%)씩 추가로 올랐다.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해 하루 거래대금도 22일 기준 512억 원에 달했다. 전통적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유의미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결정적 변수로 부각됐다. 트럼프는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을 겨냥해 “금리가 지나치게 높으며 적정 수준은 1%”라며 8개월 내 해임 가능성을 언급했다. FOMC 블랙아웃 기간인 만큼 파월 의장의 입장이 공백인 상황에서 시장은 트럼프의 압박을 실제 정책 변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영향으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됐고, 금 선물시장 역시 투자 매력이 높아지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의 무역정책도 무역협상 연장, 필리핀·인도네시아와의 관세 인하 등 유연한 방향 전환이 이어지며 글로벌 경기 불안 해소 심리가 이어졌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안정세를 보였다.
반면 금값은 지난해 최고가(613,238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년 내 최저치(327,788원)와 비교해 242,700원(74.0%) 높아 단기와 중장기 모두에서 안전자산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값 상승이 단기 투기적 거래보다는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 정치 리스크, 안전자산 선호 등 구조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한다. 24일 한국은행의 2분기 GDP 발표, 29~30일 연준 FOMC 정례회의 등 주요 이벤트에 따라 금값 변동성은 다시 확대될 수 있다. 연준이 인하 신호를 줄 경우 금값은 추가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발언 수위,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금 시장의 방향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FOMC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이벤트에 예의주시하며 단기·중장기적 투자전략을 모색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