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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청문회 불출석은 삼권분립 부정”…더불어민주당, 조희대 대법원장 맹공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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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청문회 불출석 방침을 두고 정치권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강한 압박에 나서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선개입 의혹’ 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조 대법원장이 불출석을 통보한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출석 거부를 삼권분립 부정이자 반헌법적 행위로 규정하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월 29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 불출석 의견서에 ‘사법 독립 보장 취지에 반한다’고 명기한 점을 문제 삼았다. 정 대표는 “그렇다면 지난 5월 1일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극히 예외적·이례적인 파기환송은 정말 헌법에 부합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게 사법 독립에 반하는가”라며, “불출석 자체가 입법부 부정이요, 삼권 분립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행위 아닌가”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 대표는 “누구든지 잘못하면 조사받고 처벌받아야 한다. 그게 헌법 정신”이라며 조 대법원장에게 “국회 청문회를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사법부도 조 대법원장도 국민 아래, 하늘 아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조희대 대법원장의 청문회 불출석 의견서를 거론하면서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의견서로 불출석을 통보한 조 대법원장은 법률과 국민이 우습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 앞에서 대선 개입 의혹을 소상히 밝혀 무너진 사법 신뢰를 회복할 책임자”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론이 연일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실행 여부는 막판 여론 흐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의 여러 여론 등을 살펴 대응을 세우겠다”며 “아직 당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한 적은 없다”고 신중론을 내비쳤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 역시 “조 대법원장에 대한 불신과 비판적 시각이 반영됐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하며, “사안의 중대성이 있는 만큼 차분하고 신중하게 토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별도 간담회를 통해 조 대법원장의 불출석 대응책을 집중 논의했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 사이에서는 조 대법원장을 불출석 사유로 고발하는 방안, 10월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재차 부르는 방안 등이 적극 거론되고 있다. 법사위 소속 한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불출석하면 고발 의견이 매우 강하다”며 “당장 내일 청문회에서는 조 대법원장 문제 제기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청문회 불출석 사태를 놓고 정면 대치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강경한 법적 대응과 정치적 후속카드를 모두 검토하는 분위기지만, 중도층 여론과 민심을 고려한 신중 기류도 강하게 감지되고 있다. 국회와 사법부 간 긴장이 향후 정국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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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조희대대법원장#국회법제사법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