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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GMP 실사 서면 심사”…GC녹십자, 국내 첫 사례로 신뢰도 제고
IT/바이오

“WHO GMP 실사 서면 심사”…GC녹십자, 국내 첫 사례로 신뢰도 제고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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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실사가 서면 심사로 대체되면서, 국내 백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GC녹십자는 올해부터 자사 WHO 품질인증(PQ) 제품의 정기 현장 실사가 서면 심사 형식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등록된 국가 가운데 국내 제약사가 공식적으로 서면 심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품질 관리 역량에 대한 국제 신뢰 제고와 함께,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의 위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보고 있다.

 

GC녹십자는 독감백신 ‘지씨플루’와 수두백신 ‘배리셀라’ 등의 WHO PQ 인증 획득 제품에 대해, 올해 정기 GMP 적합성 검증을 현장 실사 없이 서면으로만 진행한다. 회사 측은 관련 준비 자료의 완비로 심사 과정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에는 WHO가 3년마다 국내 생산설비와 품질관리 시스템 전반을 직접 방문해 평가해왔으나, 이번에 서면 절차만으로 인정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4년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가입 이후, 2023년 WHO가 지정한 의약품 규제기관 표준목록(WLA)에 등재되는 등 국제 규제 체계의 선진국 반열에 공식 합류한 데 힘입은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2024년에는 백신·의약품 모든 부문에서 WLA 전(全) 기능 등재라는 세계 최초 기록까지 세우며, 국내 규제 역량이 글로벌 기준으로 인정받았다.

 

서면 심사 도입은 백신 수출 기업 입장에서 실사 준비 부담과 비용을 줄이고, 인증 절차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산업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예고한다. ‘메이드 인 코리아’ 백신·의약품의 신뢰도 제고 및 브랜드 가치 상승 효과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GC녹십자 이재우 개발 본부장은 “서면 심사 도입은 GC녹십자의 WHO PQ 인증 확대는 물론, 식약처의 위상 강화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촉진에 긍정적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WHO의 인증 체계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면 심사를 통한 검증 신뢰 확보는 미국·유럽 등의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글로벌 백신 공급망이 강화되는 환경에서, 한국의 규제 인증이 단순한 국내 통제를 넘어 국제적 표준으로 작동하는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신뢰 기반의 인증 절차 간소화가 국내·외 백신 시장 확대에 활로를 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앞으로 실제 시장에서의 효율적 제도 운용과 안전성 감시 강화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산업계는 이번 변화가 제조 경쟁력, 규제 신뢰도, 글로벌 시장 진입의 세 요건을 동시에 충족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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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who#식약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