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거리 만루포 여운”…로만앤서니, MLB 데뷔전→4타수 무안타 벽 실감
모두의 기대를 모았던 로만 앤서니가 마침내 메이저리그 마운드 위에 섰다. 트리플A를 뒤흔든 151미터 만루아치는 강렬한 인상을 심었으나, 빅리그 데뷔 무대는 한순간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거대한 무대에서 첫 발을 내디딘 앤서니의 표정에는 패기와 함께 벽을 실감하는 여운이 깃들었다.
10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는 5번 타자 우익수로 로만 앤서니를 선발 출전시켰다. 두산 신인드래프트 전체 79순위로 입단한 앤서니는 지난 두 시즌 동안 꾸준한 성장 곡선을 그려왔고, 불과 이틀 전 트리플A 무대에서는 비거리 497피트, 올 시즌 미국 전체 최장 기록의 만루 홈런을 신고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올 시즌 트리플A 58경기에서 0.288이라는 고른 타율, 10개의 홈런과 29타점, 51볼넷과 56탈삼진 등 타격과 선구안, 기량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앤서니는 MLB 유망주 전체 1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맞이한 데뷔전에서 그는 4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 1삼진과 수비 실책을 남기는 등 적응의 시간 앞에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팬들은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격려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힘과 스윙은 분명 미래를 밝혀줄 것"이라는 현장의 응원과 함께, 경기 후 로만 앤서니는 "아쉬움은 남지만 팀을 위해 매 순간 준비할 것"이라는 성숙한 다짐을 전했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이날 연장 11회 접전 끝에 8-10으로 패해 시즌 32승 36패,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곧 이어질 홈 2연전에서 반전의 기회를 노리는 보스턴, 그리고 한 번의 신고식을 마친 로만 앤서니에게 다시 시선이 쏠리고 있다.
흔들린 스윙, 덜컥거린 첫 움직임, 하지만 그 안에는 스스로 켜는 가능성의 불씨가 살아 있다. 보스턴이 준비하는 다음 경기는 여전히 새 얼굴의 용기와 패기로 채워질 예정이다. 팬들과 야구의 계절은 새로운 서사를 품은 채 천천히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