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발사 서비스 교두보 확보”…이노스페이스, 독일 MBS와 80억 계약
이노스페이스가 민간 우주 발사 시장에서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이노스페이스는 독일 위성통신사 미디어 브로드캐스팅 새틀라이트(MBS)와 580만 달러(약 80억원) 규모의 다중 위성 발사 서비스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빛(HANBIT) 우주 발사체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총 2차례에 걸쳐, 독일 MBS 위성을 우주 저궤도(LEO)에 투입한다. MBS가 주 탑재체로 참여하면서, 발사 일정·궤도 선정 등에서 우선권도 부여된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한국형 민간 발사체의 유럽 진출 본격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의 ‘한빛’ 발사체는 고체와 액체 하이브리드 엔진 기반으로, 국내 민간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기존 소형 발사체 대비 탑재체의 무게와 궤도 선택에 높은 유연성을 확보해, 각국 소형 위성 시장에서 차별화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발사 성공률, 빠른 현장 전개성, 높은 신뢰성이 기술적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기존 유럽·미국 발사 서비스가 수개월 대기 기간과 높은 운송비용에 직면한 데 반해, 이노스페이스는 맞춤형 시나리오와 혁신적 비용 구조로 시장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도 있다.

이번 계약에서 MBS는 이노스페이스의 발사 서비스와 관련해 영업·마케팅 독점 대리점 자격을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향후 독일을 비롯한 유럽 내 위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빛 발사체 발사서비스가 본격 유통된다. 이노스페이스는 MBS와의 협력을 통해 유럽 우주시장 영업거점을 확보하게 되며, 현지 신속대응형 위성 발사 수요에 한발 앞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유럽 아리안스페이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소형 위성 수요와 독립적 발사체 개발 요구가 높아지면서, 아시아·유럽 내 민간기업들의 신규 진입이 빨라지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의 사례는 국내기업이 유럽 기업과 독점 계약을 맺고 현지 시장 공략 교두보를 마련한 첫 시도로 주목받는다.
이와 관련, 발사체 운용·수출에 따른 현지 인증, 유럽 우주청(ESA) 표준 및 각국 수출규제 대응 등 추가적인 기술·제도적 과제도 제시된다. 독일 정부 역시 위성통신, 우주관측 등 전략수요가 커지면서 민간 협력사의 실전 운용 경험·품질 신뢰성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은 한국 우주산업이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과 직접 파트너십을 맺고, 민간 주도의 글로벌 경쟁력 테스트에 들어섰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이노스페이스의 한빛 발사체가 앞으로 실전 위성 발사에서 성능을 입증하고, 유럽 주요국 발사 시장 확장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결국 기술 혁신과 시장 현지화 전략의 성패가 글로벌 우주 비즈니스의 경쟁력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