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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장동윤, 절망의 테이블에 마주앉다”…사마귀:살인자의외출, 불붙는 증오→관계의 심연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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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장동윤, 절망의 테이블에 마주앉다”…사마귀:살인자의외출, 불붙는 증오→관계의 심연 흔들린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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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차가운 수사실, 고현정과 장동윤이 함께 앉은 테이블 위로는 오로지 깊은 응시와 떨리는 숨만이 울렸다. SBS 새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연쇄살인마 엄마인 정이신과 평생을 증오로 견디며 살아온 형사 아들 차수열, 이토록 위험하고 아이러니한 관계가 다시 한 번 공조의 운명에 맞닥뜨리는 과정을 빚어낸다. 확신과 거부,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꺼내지 못한 진실의 말들까지, 두 사람의 심연엔 20여 년간 축적된 오해와 상처가 촘촘히 스며들며 화면을 압도했다.

 

공개된 2차 티저는 장동윤이 내뱉는 단 한마디로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는다. “나한테 누굴 만나라고!”라는 거친 외침은 모방살인의 악몽이 반복된 현실, 그리고 가족임에도 서로 적이 돼야 했던 비극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형사로 살아온 아들이 결국 과거의 고통이자 피해자였던 엄마와 손을 잡기 위해 자존심과 원망을 꺾는 모습, 거기엔 도저히 맺을 수 없는 운명의 고리가 서늘하게 자리한다.

“마주한 살인마와 형사”…‘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고현정·장동윤, 불붙는 공조→관계의 심연 흔들다 / SBS
“마주한 살인마와 형사”…‘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고현정·장동윤, 불붙는 공조→관계의 심연 흔들다 / SBS

경찰 조성하의 이는 “23년 만에 또다시 시작된 모방살인”을 선언하며, 정이신 역의 고현정이 수감복을 입고 어둠 속으로 걸음을 옮기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윽고 두 사람은 한 수사실에서 가차 없는 질문을 주고받는다. 장동윤의 “다섯 명이나 죽인 걸로는 성이 안 찼어요?”라는 말 한마디, 또 “내 존재가 세상에 알려져도 네 옆에 있어 줄까?”라는 고현정의 싸늘한 도발은 서로를 덫 삼듯 감정의 팽팽한 끈을 조인다.

 

연쇄살인마로 규정된 엄마와 형사로 살아남은 아들 사이, 각기 다른 상처와 분노, 구원과 속죄에 대한 모럴 딜레마는 이 티저의 40초에 집약적으로 스며든다. 손목이 묶인 채 어디론가 이끌려가는 고현정의 눈빛, 그리고 두 얼굴이 서로 한 운명으로 스며들 듯 합쳐지는 마지막 장면엔 그 무엇보다 강렬한 긴장과 두려움, 그러나 그럼에도 끊을 수 없는 인연의 비극성이 배어났다.

 

카메라 워크 위로 투영되는 두 배우의 그림자에서는 가족이라는 이름에 서린 죄와 책임, 용서받지 못할 사랑마저 함께 묻어난다. 차가운 수사선상과 피할 수 없는 혈연의 굴레, 그 경계에서 고현정과 장동윤은 꽉 닫힌 교도소의 미스터리가 아닌,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방을 공유하고 있었다. 단 40초만에 압축된 이 영상은 시청자 마음에 결코 쉬이 사라지지 않을 파문을 던졌다.

 

잔혹 범죄 미스터리와 심리 스릴러, 가족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고현정과 장동윤이 쌓아올린 감정의 입자와 사실적인 연기로 깊은 잔상을 남긴다. 드라마는 9월 5일 금요일 밤 9시 50분, 첫 방송을 통해 전혀 새로운 방식의 공조와 피할 수 없는 충돌을 예고하며 시청자와 만날 예정이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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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장동윤#사마귀:살인자의외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