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7탈삼진 강철 어깨”…홍민기, 후반기 불펜 변화→롯데 필승조 기대감 고조
동료의 좌절에 고개 숙이는 순간에도, 마운드에 오른 홍민기 표정엔 포기 대신 냉철함이 비쳤다. 자신과 팀의 운명을 스스로 바꾼 5이닝 7탈삼진 투구, 피할 수 없는 한 방에 데뷔 첫 승은 아쉽게 미뤄졌지만, 팬들은 이미 진정한 ‘필승조 카드’의 등장을 직감했다. 응원석을 가득 채운 환호는 끝내 경기가 뒤집힌 후에도, 투구 하나하나에 숨결을 더했다.
홍민기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5이닝 63구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의 빼어난 피칭을 펼쳤다. 최고 156㎞ 직구와 위력적인 슬라이더로 좌완 파이어볼러의 진수를 증명했다. 시즌 10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1.35, 20이닝 5볼넷 26탈삼진의 기록은 안정적인 제구를 기반으로 한 숙련도와 전력을 보여줬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날 4-1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8로 역전패했다. 8회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은 두산 제이크 케이브에게 동점 투런포를 내줬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투수진의 아쉬운 흐름에 대해 “기운이라는 게 있다. 진욱이는 너무 안 된다”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경기 후 홍민기는 “진욱이는 좋아하는 후배다. 힘든 모습에 나도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긍정적인 친구라 금방 일어설 것”이라며 후배 곁을 따뜻하게 지켰다. 롯데는 경기 전 투수 구승민, 김진욱을 1군에서 말소하고 신인 이영재, 좌완 심재민을 새로 등록하며 불펜 재편에 나섰다. 신흥고 출신 이영재가 올 시즌 첫 1군 무대를 밟는 감격도 있었다.
타선에서는 황성빈이 복귀전 5타수 2안타로 활력을 불어넣었고, 김태형 감독은 “황성빈이 1번 타자 역할을 잘했다”고 설명했다. 유격수 전민재 교체에 대해서도 “두산전에선 흥분하는 경향이 있어서 바꿨다”고 전했다.
후반기 롯데 자이언츠의 불펜 구상은 새로운 국면에 돌입했다. 홍민기의 필승조 합류가 앞으로의 순위 싸움에 어떤 반전을 가져올지, 팬들과 구단 모두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마운드 위에 스치는 서늘한 바람, 좌절과 희망이 교차하는 그곳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와 홍민기의 후반기 여정은 다시 시작된다.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부산 야구팬들은 또 한 번 뜨거운 여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