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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비 고백한 내면의 슬픔”…이십세기 힛트쏭, 눈물 속 무명의 기억→역전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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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비 고백한 내면의 슬픔”…이십세기 힛트쏭, 눈물 속 무명의 기억→역전의 무대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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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와 비, 그리고 이수영과 소찬휘 등 시대를 대표한 가수들의 빛나는 무대 뒤편에는 숱한 눈물과 상처가 펼쳐져 있었다. '이십세기 힛트쏭'의 특별한 밤은 그 저마다의 인생 곡선을 따라 긴 여운을 남겼다. 화려한 명곡의 이면에서 시작된 잊히지 않는 고백들은, 인생 역전의 순간을 마주하기까지 각자 걸어온 아릿한 기억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관객을 압도하는 조명 아래, 노래는 한 번씩 멈췄다 다시 이어지며 마음속 깊이 숨겨진 어린 시절의 상처와 무명의 시간을 소환했다. 8년의 긴 무명 생활을 견디며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소찬휘, 극한의 환경에서도 음악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지훈, 끝내 달동네와 반지하 방을 추억하며 무대에 선 모습이 스튜디오를 울렸다. 무엇보다 김정민이 언급한 단칸방의 기억, 얼굴 없는 시절 겪었던 빌딩 청소와 건설 현장의 노동은 시청자에게 진한 울림을 전했다.

“슬픔 너머 성장”…조성모·비, ‘이십세기 힛트쏭’ 진심 담긴 데뷔 서사→인생 역전의 순간 / KBS JOY 이십세기 힛트쏭
“슬픔 너머 성장”…조성모·비, ‘이십세기 힛트쏭’ 진심 담긴 데뷔 서사→인생 역전의 순간 / KBS JOY 이십세기 힛트쏭

순위마다 다양한 서사가 펼쳐졌다. 9위에 오른 박진영이 춤과 음악에 진심을 담았으나 뜻대로 풀리지 않던 무명의 시간들, 반복된 실패 끝에 찾아온 새로운 전기. 7위 송창식의 학업 포기, 그러나 꺾이지 않았던 음악 열정, 그 고독함이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명곡에 스미듯 담겼다. 이수영의 서사 역시 소녀가장으로서 빚을 떠안고,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 모든 걸 잃은 순간들마저 목소리에 실어냈다.

 

god가 선보인 ‘어머님께’ 역시 멤버들이 맞닥뜨린 극한의 현실, 원형 탈모와 엄청난 식대, 열악한 숙소를 딛고 노래로 승화했다. 박준형은 절망 속에서도 팀원을 지켜내며 리더로서의 무게를 짊어졌고, 이미주의 눈물은 수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었다.

 

또한 비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장례조차 치르지 못했다”는 가슴 시린 과거부터, 잦은 오디션 불합격과 그룹 해체, 박진영과의 인연에 이르기까지 번번한 절망 끝에 무대 위에 선 자신의 뒷면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책임감, 동생을 챙기지 못했던 기억까지 모두 노래와 함께 피어올랐다.

 

최종 1위에 오른 조성모. 온 가족이 겪은 IMF와 집 압류, 오랜 기간 이어진 가족사와 무명 끝에서 마주한 데뷔의 무게, 그리고 형의 사고사까지. 꿈을 반대하던 어머니와도 긴 시간을 돌았던 조성모의 이야기는, 화려함의 이면에 한껏 웅크리고 있던 진솔한 눈물과 간절함으로 채워졌다.

 

결국 ‘이십세기 힛트쏭’의 스튜디오는 아팠던 시간들과 어눌한 서사, 그리고 화려한 무대 뒤의 그림자들이 어우러진 공간이 됐다. 잊혀질 뻔했던 무명의 기억들은 노래가 돼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섬세하게 스며들었다. 한 곡 한 곡에 담긴 진심과 상처가 드러난 이 장면들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감동의 본질을 새롭게 일깨웠다.

 

개성 넘치는 참가자들과 송가인의 따뜻한 심사로 웃음과 감동을 전한 ‘팔도가인’ 6화 대전편에 이어, ‘이십세기 힛트쏭’ 270회는 지난 6월 27일 밤, 시청자들의 가슴에 진한 자국을 남기며 방송됐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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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이십세기힛트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