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관왕 금빛 질주”…전하영, U대회 평정→개인·단체전 모두 정상
숨이 멎을 듯한 결승전의 마지막 포인트가 찍히는 순간, 전하영의 얼굴에는 묵직한 감동이 번졌다. 에센 체육관을 가득 메운 환호와 함께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금메달 확정 소식이 전해진 그 순간, 선수단과 관중석의 기쁨이 하나로 포개졌다. 전하영은 개인전과 단체전 두 무대 모두 정상을 밟으며 이번 대회 2관왕이라는 값진 역사를 완성했다.
2025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여자 사브르 단체전은 23일(한국시간) 독일 에센에서 펼쳐졌다. 전하영(서울특별시청)은 최세빈(대전광역시청), 김정미(안산시청), 선은비(한국체대)와 한 팀을 이루어 단체전에 나섰다. 16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대표팀은 8강에서 스페인을 45-26으로 제압했다. 이어진 준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5-38로 눌렀고, 결승까지 진출해 마지막 상대 프랑스를 45-43으로 꺾으며 박빙의 승부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전하영은 이미 개인전 우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상황이었다. 단체전 우승까지 더하며 이번 대회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2관왕에 올라섰다. 남자 사브르 박상원이 앞서 2관왕에 등극한 데 이어, 전하영은 한국 펜싱에서 두 번째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전하영의 최근 기록은 가파른 성장 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랭킹 2위에 올라 있는 그는 2024-2025시즌 월드컵과 그랑프리 무대에서 3승을 차지하며 지난 5월 세계 1위까지 오른 바 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막내로 참가해 대표팀 단체전 사상 첫 결승 진출과 은메달을 이뤄내며 큰 인상을 남겼다.
한국 펜싱 대표팀은 이번 U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로 종합 순위 1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남녀 대표팀 모두 성인 무대에 버금가는 실력을 과시했다는 평가와 함께, 선수들은 곧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한껏 달아오른 에센 현장의 응원과 성공의 경험을 안고, 전하영의 검에는 다시 한 번 세계를 향한 도전의 빛이 담겼다. 선수들의 피로 어린 발걸음을 남기며, 2025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의 금빛 질주는 한국 펜싱의 힘과 미래를 증명하는 순간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