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뜨겁다”…화성 35도 폭염 속 일상, 시민들 여름나기 비상

요즘처럼 아침부터 후끈한 날씨가 이어진 적이 있었던가. 예전엔 7월 초만 해도 더위가 본격적이지 않았지만, 올해는 아침 8시부터 27도를 넘기며 ‘덥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낮에는 35도까지 치솟은 화성시, 주민들은 하늘 한번 올려다보고 급히 물병을 챙기는 것이 일상이 됐다.

출근길 찬바람은 자취를 감췄고, 학교 앞 마트는 얼음 음료와 부채, 쿨매트가 인기 품목이 됐다. SNS에는 “오늘도 기온 경신”, “차라리 장마가 그립다”는 게시물들이 쏟아진다. 직장인 박지현 씨는 “창문을 단 한번도 안 열고 하루를 버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아이를 둔 가족 단위로는 “열사병이 무섭다”며 일찍부터 놀이터 대신 쇼핑몰 실내 공간을 찾기도 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9일 수요일 화성은 오전 27도, 오후 35도의 기록적 기온을 보였고, 이어 10일부터 12일까지도 낮 최고 33도의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침 기온 역시 23~24도로 쉽사리 내려가지 않아 밤마저도 불쾌지수가 높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주말인 13일에는 그나마 31도로 한풀 꺾이겠지만, 소나기 예보가 있어 야외 계획에도 신경 써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연속적인 폭염에선 무엇보다 수분 보충과 고온 시간대 실내 휴식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한국열환경연구소 장세현 연구원은 “햇빛이 강한 오전 11시~오후 5시는 되도록 실내에 머물고, 외출 시 챙 넓은 모자와 긴 소매 옷을 습관처럼 입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폭염 기간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땀으로 소금이 빠져나가니, 생수 외에도 이온 음료를 보조적으로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생활 속 열사병 예방법을 덧붙였다.

실제로 기자가 지역 대형마트를 둘러보니, 냉풍기·모기장·아이스팩 진열대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동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주는 남아 있는 온열패치 전부 삭제, 쿨 토퍼로 교체 완료”, “자외선 경보 뜨니 산책도 포기”라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누군가는 “밤낮 할 것 없이 에어컨 켜 놓으니 걱정은 전기요금뿐”이라고 웃으며 답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이런 폭염의 일상은 우리 삶의 속도를 부드럽게 늦추고 있다. 무심코 넘어가던 날씨가 하루를 좌우하는 계절, 올해 여름 화성시는 그 어느 때보다 ‘스스로 챙기는’ 생활이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