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형 비만·당뇨 신약”…일동제약, 임상 1상서 최대 13.8% 감량 효과
GLP-1 수용체 작용제 기반의 먹는 비만·당뇨 신약 후보물질이 국내 임상 1상에서 단 4주 만에 최대 13.8% 체중 감량 효능을 보이며 대사성 질환 치료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이 29일 공개한 ID110521156의 톱라인 임상 결과는, 기존 주사제 중심 시장을 재편할 수 있는 소분자 경구제 신약 경쟁 구도의 분기점으로 주목된다. 업계는 체중 관리 및 혈당 조절이라는 두 가지 핵심 효능을 동시에 갖춘 경구제 시장 진입 시도가 글로벌 빅파마와의 신약 혁신 경쟁을 본격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ID110521156은 GLP-1 수용체(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작용계 분석을 바탕으로 개발된 소분자 합성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번 임상 1상은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등 임상시험의 엄격한 국제 기준에 따라 진행됐으며, 1일 1회 복용 방식의 단회와 반복 투여 평가(SAD, MAD)를 병행했다. SAD 파트에서는 18~24시간 이상 혈중 약물 농도 유지가 확인됐고, 반복 투여에서는 체내 축적 없이 안정적 흡수 및 효과 지속성이 입증됐다.

MAD 임상 파트에서 36명의 건강인 대상 3그룹(50㎎, 100㎎, 200㎎)을 각각 4주간 투여한 결과, 50㎎군 평균 체중 5.5%, 100㎎군 6.9%, 200㎎군에서 평균 9.9%·최대 13.8%의 체중 감소가 확인됐다. 체중 5% 이상 감소 달성률도 위약군 0% 대비 50㎎군 55.6%, 100㎎군 66.7%, 200㎎군 87.5%로, 투약 용량에 따른 약효의 뚜렷한 차등성이 나타났다. 혈당 강하 효과 역시 OGTT와 혈당 모니터링을 통해 용량 의존적으로 입증됐다.
특히 주사제와 달리 약물 적응을 위한 용량 적정기(e.g. 타이트레이션) 없이도 위장관 부작용이 모두 경미(Grade 1, mild) 수준에 그쳤고, 중대 이상사례나 임상 중단은 없었다. 반복 투여 이후에도 ALT, AST 등 간 효소 수치가 정상 범위에 머무르는 등, 약물 유발 간손상(DILI) 위험도 관찰되지 않았다. 소분자 경구제라는 제형 특성상 투약·보관이 간편할 뿐 아니라, 생산 단가 및 대량 제조 효율성에서도 주사제 기반 펩타이드 의약품에 비해 차별화된 장점이 제시된다.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는 노보노디스크, 릴리 등 다국적 기업이 GLP-1 계열 ‘먹는 비만·당뇨약’ 개발 경쟁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혁신 신약후보가 임상 1상에서 용량비례적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한 점 역시 주목된다. 미국, 유럽 등에서 이미 GLP-1 유사제 중심으로 비만·당뇨 치료 신약의 상업화가 가속되는 상황과 비교하면, 일동제약의 이번 결과는 차세대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가능성을 타진하는 신호탄이 된다.
식약처 등 국내외 규제기관 심사 역시 안전성 프로파일과 혈당·체중 이중 효과를 중점적으로 평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구제 단일제 신약이 상업화 기준에서 주사제와 동일 이상의 효능과 낮은 부작용률을 입증한다면 자가 투약 시장의 판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5년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이 예고된 ID110521156이 ‘베스트 인 클래스’ 신약 검증 단계에 진입할 경우, 비용과 접근성, 환자 순응도 등 실제 의료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