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에 한번 투여”…오츠카, 조현병 지속형 주사제 국내 출시
장기지속형 항정신병 주사제 기술이 정신건강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기업 한국오츠카제약은 2개월 간격 투여가 가능한 조현병 및 양극성 장애 1형 환자용 장기지속형 주사제 ‘아빌리파이아심투파이’(성분명 아리피프라졸일수화물)가 1일 보험급여 적용과 함께 국내 출시됐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출시를 ‘정신질환 약물 순응도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빌리파이아심투파이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제품으로, 조현병 및 양극성 장애 1형 환자에서 단독요법 유지 치료에 투여된다. 1회 투여로 2개월 동안 안정적인 혈중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 기술적 특징이다. 이처럼 장기간 일정한 약효를 지속시키는 서방형(지속방출) 제형을 구현함으로써, 환자가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기존 치료 방식의 단점을 해소했다.

기존 제품 대비 투여 및 준비의 편의성도 개선됐다. 아빌리파이메인테나 등 이전 세대 제품의 경우 투여 전 재용해 후 약 20초간 강하게 흔드는 복잡한 절차가 필요했으나, 신제품은 재용해 과정 없이 10회 가볍게 두드리고 10초간 흔드는 간소화된 방식을 도입했다. 두 가지 용량(960㎎, 720㎎)으로 출시돼 환자별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활용은 치료 순응도가 낮아 재발 위험이 높은 조현병 등 만성 정신질환의 관리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복약 순응도는 환자의 예후와 재발률, 사회 복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한국오츠카제약 측은 “국내 정신질환 환자의 복약 순응도는 선진국보다 낮은 편으로, 투여 주기와 절차를 단순화하는 기술이 순응도 개선을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아빌리파이아심투파이는 이미 미국, 캐나다, 영국, EU 등 26개국 이상 주요 시장에서 상용화돼 있다. 글로벌로도 장기지속형 항정신병 주사제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며 기업 간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한편,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도입 확산은 보험급여와 의약품 규제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신제품도 국내 보험급여 적용으로 환자 부담이 완화됐고, 식약처의 허가 기준 역시 글로벌 기준에 맞춰 강화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향후 장기지속형 제제의 실사용 증가가 정신질환 관리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주사제가 국내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 치료 효율성 및 환자 복약 순응도 개선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