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중 새 시대 열릴까”...관영지·전문가, 이재명 취임 메시지→한미 중첩 외교 파장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와 긴장감이 교차하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과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의 외교 행보에 깊은 관심을 드러내며, 한국이 미국과의 협력만을 좇아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날카로운 메시지를 내놓았다.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의 발전 의지를 강조한 점을 부각하며, “중한 관계에 대한 중국의 진심 어린 기대와 복잡한 국제 정세를 헤쳐 나갈 희망이 담겼다”고 해석했다. 환구시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시기의 ‘가치 외교’가 한국을 ‘중추국가’로 도약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불확실성만 키웠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익 중심’·‘실용외교’ 기조가 중한 관계 개선의 변곡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환구시보는 경제적 연관성과 지리적 인접성에 주목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를 포기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거대한 시장과 완성된 산업 체계, 꾸준한 개방 정책은 한국 경제에 중요한 기회라며 양국이 협력하면 자유무역 확대와 한반도 정세 안정에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을 환기했다. 동시에 “중국은 항상 내정 불간섭 원칙을 실천했으며, 제3자의 방해 없는 한국의 독립 자주적 외교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한미동맹과의 관계에서 중국과의 외교적 줄다리기가 예상된다고 비쳐진다.
실제로 미국 백악관도 최근 한국 대선 관련 논평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문제 삼으며, 한국 정부에 중국과의 거리 유지 요청을 내비쳤다. 이는 동아시아 외교 전선에 미묘한 균열을 예고하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 방향에 국내외적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 되고 있다. 환구시보는 강경한 국수주의 논조로 익히 알려져 있어, 이번 사설의 숨은 맥락 또한 주의 깊게 읽힐 수밖에 없다.
중국 전문가 역시 이재명 대통령 당선의 의미를 냉철하게 짚었다. 잔더빈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중한 관계가 다시금 회복과 신뢰의 토대를 마련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경제협력과 인문 교류의 재개 역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술·안보 협력, 반도체·핵심광물 공급망, 어업·황해 잠정조치수역 등에서는 여전히 경쟁과 이견이 상존하고, 한국의 대중국 정책이 국내 보수층과 미국의 영향력이라는 이중적 제약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잔더빈 주임은 “이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이어가면서도 중국의 핵심 이익을 훼손하지 않는 균형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만해협 이슈 등은 한중 관계 정상화를 가로막는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 양국 수교 공동성명, 특히 대만 문제에 관한 약속을 준수한다면, 중한 관계는 조만간 정상궤도에 복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국의 곁에 낀 미묘한 민감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선택과 정책은 한중, 한미, 한일 사이의 복합적 외교지형에서 거센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각국의 전략적 입장과 국민 여론, 경제적 이해를 종합해 향후 동북아 질서 속에서 한국 외교의 자율성과 국익을 시험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