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화이트칼라까지 대체”…산업 지형 변화 본격화
AI(인공지능)의 고도화가 그간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화이트칼라 일자리까지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발자, 법률, 통·번역, 영상제작 등 고학력 기반 전문직군마저 AI로 인한 대체 위기에 직면하며, 산업 전반의 일자리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기술 혁신과 일자리 재구성을 둘러싼 이번 변화를 ‘미래 인력 시장 방향성’의 분기점으로 본다.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생성형 AI와 같은 최신 기술의 역할이다. 개발자를 꿈꾸는 취업준비생들은 과거와 달리 신입 채용 기회를 찾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많은 IT 기업에서 AI가 주요 코딩 작업을 수초 만에 수행하면서, 신입 개발자 채용을 대폭 줄이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도 개발 인력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한편, 경력 사다리가 단절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시장은 분석한다.

AI 대체 흐름은 데이터가 풍부한 지식노동 분야에 집중된다. 올해 한국고용정보원의 진단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초기 전망과 달리 청소원 등 단순 노동보다는 변호사, 개발자 등 화이트칼라 직군이 AI 대체에 더 취약해지고 있다. 대형 로펌에서는 이미 자체 AI 법률서비스를 개발했고, 인간 변호사들은 AI 도구의 관리와 사실 검증, 책임성 강화로 역할이 재정의되는 추세로 전해진다.
13년 경력의 통·번역사들이 AI에 밀려 창의성이 요구되는 카피라이터 등으로 전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영상 제작, 커머스 산업도 AI 도입으로 빠르게 변화한다. 한 드라마 제작사는 수개월 걸리던 영상 작업을 AI 자동화로 수주 만에 끝내고, 제작비도 획기적으로 절감했다고 설명한다. 커머스 기업들은 데이터 분석, 가격 결정 등 핵심 판단 영역을 사람 대신 AI가 맡는 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글로벌 기술혁신 경쟁도 한몫한다.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이미 AI와 인간의 업무 분업 재설계 논의가 진행 중이며, 국내 기업들도 뒤처지지 않으려 신속한 조직 적응에 나서는 양상이다.
한편, 법률·정책 측면에서는 AI 도입으로 인한 직무 전환, 데이터 활용 윤리, 책임소재 규명 등 새로운 과제가 부각된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창의성과 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는 만큼, AI와 인간이 상호 보완하는 방향으로 일자리 혁신이 재설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 변화가 실제 노동시장과 산업구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의주시하는 한편,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직업교육 혁신의 필요성도 점차 부상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