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감축–폐기 단계로 비핵화 추진”…조현 외교부 장관, 북미·남북 대화 동시 재개 시사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를 둘러싼 외교전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단계적 비핵화 전략을 새롭게 제시하고 북미·남북 대화 동시 재개를 공식화하면서 외교무대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외교통일위원회에서의 발언을 계기로, 정부의 대북 전략에 대한 정치권 논쟁도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급에서 한미 간 일치된 대북 정책 기조를 확인하고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북핵 대화 여건을 조성하며, 북미, 남북 대화 재개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어 "동결-감축-폐기 로 이어지는 단계적 비핵화 전략과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중러 등 주변국의 건설적 역할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대화와 북미협상을 병행 추진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조 구축 프로세스가 상호 추동해 함께 진전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북핵 위험 관리와 실질적 비핵화 사이에서 한국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부각시킨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당은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전략이 실효적 접근"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일각에선 "북한의 실질적 대화호응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실익 없는 접근"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전문가들 역시 "단계적 비핵화는 현상유지 이상의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장관은 이날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으며,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성과 도출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확장억제 등 대북 억제 태세를 유지하며, 미래지향적 동맹 현대화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고, 일본과의 현안 역시 "일관된 입장에 따라 미래지향적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러시아 등 주변 2강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조현 장관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을 초청해 한중 정상교류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견인하는 한편, 서해상 일방적 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명의로 APEC 20개 회원 정상에게 초청장이 전달됐으며, 대부분 최고위급 참석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안정적 관리와 함께 러북 군사협력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해법의 재설계와 동북아 외교구도의 변동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등 다자외교 계기를 활용해 실질적 전략 성과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