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센터 유치 두고 충돌”…민형배-김광진, 내년 광주시장 경선 앞 신경전

AI데이터센터 유치를 둘러싸고 광주의 주요 정치인들이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과 강기정 광주시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광진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SNS에서 날 선 비판을 주고받으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신경전이 본격화됐다. 광주·전남 지역 AI 데이터센터 구축 논란이 올해 들어 지역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정치권의 대립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민형배 의원은 1일 오후, 페이스북에 ‘오픈AI-SK그룹, 서남권에 AI 데이터센터 구축’이라는 뉴스 화면을 올리며 “꽤 기대했는데, ‘서남권’은 전남을 가리킨다고 한다. 광주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그 사이 광주 설립이 당연해 보이던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전에 울산이 뛰어들었다”며 “'AI 국가시범도시 광주’는 앞으로 무엇으로 꾸려가야 할지 걱정이 크다”고 적었다. 광주가 AI 산업 정책의 중심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힌 것이다.

같은 시각 강기정 시장은 “전남 민간 AI 데이터센터 유치는 기쁜 소식이다. 전남은 민간 주도, 광주는 국가 주도”라며 선을 그었다. 강 시장은 “광주는 곧 국가 주도의 AI컴퓨팅센터를 유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지역 간 이견 해소를 강조했다.

두 인사의 온도 차가 드러나자, 강 시장의 측근 김광진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전남에 민간 데이터센터가 유치됐다는 기사가 나오자, 한 사람(강기정 암시)은 광주가 더 크게 발전할 길이라며 환영했고, 다른 한 사람(민형배 암시)은 이제 광주는 갈 길을 잃었다며 글을 남겼다”고 직격했다. 김 전 부시장은 “민간 데이터센터와 국가 데이터센터는 전혀 다른 것이고, 공모 선정 과정에서 두 사업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일 것”이라며 민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민 의원이 SNS 게시글을 바꾸더니 끝내 삭제했다”며 처신을 꼬집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광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 현안인 AI컴퓨팅센터 유치를 두고 유력 후보군 간 신경전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가 9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정 현안을 둘러싼 충돌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생산적 논쟁이 아닌 비방전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6일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최종 결과 발표에 앞서 일부 대학 선정 내용을 SNS에 올렸다가 삭제하는 등, SNS 게시글을 둘러싼 논란에 잇따라 휩싸이고 있다. 정치권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후보군 사이 공방이 AI정책 등 지역 현안 논의로 확장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