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엔 바다가 있다”…청정 해변부터 섬 트레킹까지, 피서지는 변하고 있다
여름의 한가운데, 완도로 떠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예전엔 멀고 낯선 남도의 바다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하얀 백사장과 청정한 섬마을 풍경을 찾아 일부러 완도를 고른다. 그만큼 여행의 기준이 달라진 셈이다.
완도군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 기준, 기온은 28.1도로 맑고 쾌적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습도는 68%로 약간 후텁지근했지만 서풍이 불어와 더위를 누그러뜨렸다. 미세먼지와 자외선도 ‘좋음’과 ‘보통’에 머물러, 가족 단위 외부 활동에도 부담이 없다.

현장에는 다양한 여름 풍경이 피어난다. 명사십리해수욕장엔 백사장을 맨발로 걷는 아이들,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여행객들, 낮은 수심을 안심하며 들어가는 가족들이 이어진다. 인근 바다전망 산책로는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러 모여드는 이들로 잠시 고요함을 잃기도 한다.
휴가객들은 ‘느리게 걷는 여행’에도 눈길을 준다. 청산도는 슬로시티의 대표 명소로, 푸른 바다와 해안길이 어우러졌다. 특히 청산도 둘레길 트레킹을 위해 방문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주민들은 전한다. 일상에 지친 마음을 바다와 바람에 맡기고 싶다는 소박한 이유다.
숲속에서 계곡물 소리를 벗 삼아 쉬려는 이들에겐 완도수목원도 인기다. 울창한 숲과 다양한 식물이 어우러져, 주말마다 시원한 피서를 즐기려는 가족의 발길이 잦다. 화산암이 빚은 풍경과 맑은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정도리 구계등 해안은 사진 애호가들의 인기 출사지로 꼽힌다.
관광 전문가들은 “과거엔 유명 해수욕장이 단골 피서 코스였다면, 이젠 자연 그대로의 섬길, 숲과 바다를 느리게 둘러보는 ‘쉼’이 여행의 진짜 목적지”라고 표현한다.
댓글 반응도 비슷하다. “그냥 누워있어도 좋은 곳” “해 질 무렵 바닷바람이 잊히지 않는다” “도심 바다보다 한적해서 더 좋다”라는 공감이 이어진다. 해마다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 그 중심에 완도의 ‘자연과 느림’을 향한 욕구가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 같지만, 천천히 걸으며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 우리 삶은 조금씩 달라진다. 완도의 여름은 그래서 더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