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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사전예약 중단”…크래프톤, ‘어비스 오브 던전’ 전략 수정
IT/바이오

“글로벌 사전예약 중단”…크래프톤, ‘어비스 오브 던전’ 전략 수정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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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에 중요한 변곡점이 등장했다. 크래프톤이 준비하던 대규모 신작 ‘어비스 오브 던전’이 글로벌 정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 예약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글로벌 사전 등록을 통한 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해온 크래프톤은 일부 지역에서 실시한 소프트 론칭(선출시) 결과를 토대로 서비스 전략 전반을 재검토하게 됐다. 업계는 이번 사태를 글로벌 게임 런칭 경쟁의 현실적 한계와 완성도 경쟁 심화의 신호로 지켜보고 있다.

 

크래프톤의 블루홀스튜디오가 제작 중인 ‘어비스 오브 던전’은 2023년 8월부터 글로벌 사전 예약을 진행해왔으나 19일 제작진 공식 입장을 통해 이같은 조치가 발표됐다. 이번 결정은 미국,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 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진행한 사전 출시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다. 사전 등록한 유저 데이터는 모두 자동 삭제될 예정이다. 다만 선출시 지역에서는 기존대로 서비스를 유지한다.

주요 기술적 이슈는 제품 완성도와 서비스 운영 전략에 있었다. 블루홀스튜디오 관계자는 “다양한 국가의 이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더 높은 완성도를 달성할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개발·운영 전반의 리빌딩을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리빌딩 과정에는 게임 내부 시스템, 서버 운영, 현지화 품질 등 기술적 요소의 대폭 개선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례는, 출시 전 단계에서 실제 글로벌 시장 플레이어들의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과 플레이 패턴이 미치는 영향을 선제적으로 평가하고 반영했다는 데서 기존 방식과 차별점을 보인다.

 

100여개 국가에 사전 등록을 실시했던 만큼 크래프톤의 중단 결정은 시장의 기대와 위험관리의 균형을 재조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신작 개발에서 현지 테스트(소프트 론칭)를 통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기조가 확산되는 추세다. 경쟁사들도 미완성품의 조기 출시보다 장기 서비스 안정성에 더 큰 무게를 싣는 기조로 전략을 조정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도 글로벌 게임 시장은 라이선스 분쟁, 현지화 장벽, IP의 안정적 확보 등 복합적인 위험요인이 상존한다. ‘어비스 오브 던전’ 역시 당초 ‘다크앤다커 모바일’이란 명칭으로 추진되다 올 초 IP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며 이름과 방향성이 변경됐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시장은 이미 선런칭과 조기 피드백 반영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잡았다.

 

규제 환경은 상대적으로 게임물관리, 데이터 보호, 청소년 이용가 정책 등 각국 별로 상이해, 여전히 글로벌 단일 서비스에는 상당한 진입장벽이 남아 있다. 이에 개발사들이 출시 일정과 마케팅, 운영 정책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일이 잦아진 것도 현 시장의 특징이다.

 

IT 및 게임산업 전문가는 “초기 기대감만큼이나 실제 사용자 피드백 기반의 품질 검증, 운영 완성도가 필수인 시대”라며 “결국 출시 타이밍보다는 내실 있는 지속 서비스가 산업 구조 전환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크래프톤의 결정이 글로벌 게임 개발사들에게 완성도 중심의 전략 수정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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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어비스오브던전#블루홀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