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바람의 언덕에서 몽돌 소리까지”…매일이 이국적인 남해일상
푸른 바다가 눈에 밟히는 여행지가 있다. 한때 ‘섬 여행=고요함’이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걷는 풍경마다 감탄이 쏟아지는 거제도의 색다른 일상이 됐다. 남해의 시원한 바람과 이국적인 풍경을 찾아 거제를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요즘은 ‘바람의 언덕’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게 필수 코스다. 들꽃 가득한 초원과 풍차가 어우러진 언덕은 그 자체로 작은 유럽 같다.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은 “거제에 이런 바람과 빛이 숨어 있다니 놀랍다”고 표현했다. 신선대에선 탁 트인 바다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신선이 머물고 갔다던 전설을 닮아 바다와 절벽이 만나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숫자로 확인되는 변화도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거제도를 찾는 방문객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으며, 특히 20~30대 여행자의 비중이 높아졌다. “탁 트인 자연과 이국적인 산책길이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은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실제로 외도 보타니아 해상식물원은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서 동화 같은 정원을 누리는 경험을 선사해 인기다. 이곳은 개인의 손길로 황무지가 정원이 된 특별한 장소이기도 하다.
거제에는 남겨진 시간의 흔적도 있다. 매미성은 태풍에 무너진 집을 복구하며 함께 쌓아 올린 성곽으로, 여행객들 사이에서 “집념이 만든 이국적인 풍경”이라는 반응이 이어진다. 근포땅굴처럼 일제강점기의 흔적까지도 거제 바다의 풍광과 어우러져 새로운 포토존으로 재탄생했다. 둥글둥글 몽돌로 꾸며진 학동 몽돌해변은 파도가 돌을 굴리며 내는 소리 덕에 오래 걷고 싶은 장소로 손꼽힌다.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나 식물원 ‘정글돔’은 하루 여행의 재미를 더해주는 명소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노자산 정상에서는 잔잔한 다도해와 시내, 그 너머의 파란 바다까지 한눈에 담긴다. 거제 식물원에서는 남국의 풍경처럼 이국적인 식물들과 인공 폭포, 온실을 거닐 수 있다.
댓글 반응을 살피면 “늘 똑같던 바다여행이 거제에선 특별하다”, “시원함과 따스함이 한곳에 공존한다” 같은 경탄이 유독 많다. 짧게 머무는 여행이어도 작은 산책, 사진 한 장, 몽돌 소리조차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거제의 바닷가와 골목, 산길마다 리듬이 다르다.
여름의 절정 속에서 거제도는 바다 이상의 이야기를 품는다. 일상에서 한 발짝 물러나, 익숙한 것 사이에서 낯선 감성을 만날 수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