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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박물관, 야외 고분 산책”…고령에서 만나는 여름의 역사 문화 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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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박물관, 야외 고분 산책”…고령에서 만나는 여름의 역사 문화 피서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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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름 여행의 기준이 달라졌다.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것 대신, 땀을 식히며 역사와 문화를 천천히 즐기는 여행지가 인기다. 경북 고령에서는 실내에 머물지 않아도, 뜨거운 해 아래에만 있지 않아도 여름만의 즐거움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고령의 대가야박물관은 시원한 실내에서 찬란한 대가야 문화를 만나는 공간으로 매해 여름 많은 여행객이 찾는다. 상설전시와 계절마다 변하는 기획전이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박물관 나들이를 즐긴다는 후기가 자주 들린다. 인근 지산동 고분군은 언덕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함께 고분들의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야외 유적지다. 한 여름이라 해도 완만한 경사 덕분에 부담 없이 걷는 사람들이 많고, 가족 단위 관람객이 특히 늘고 있다.

사진 출처 = 고령 대가야박물관 제공
사진 출처 = 고령 대가야박물관 제공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고령군 문화관광부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 대가야박물관과 인근 유적을 찾은 방문객이 점차 늘고 있으며, 실내·야외를 번갈아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여행지가 선호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처럼 실내체험관과 야외 조형물이 함께 구성된 공간도 인기다. 놀이와 역사를 결합한 ‘체험형 피서’가 새로운 여름 휴가 방식으로 자리 잡는 셈이다.

 

박물관과 고분군을 한가롭게 둘러본 뒤, 저녁무렵에는 쌍림면 낙동강변으로 나서는 이들이 많다. 이곳은 시원한 강바람과 석양, 잔잔한 물결이 어우러져 조용한 휴식처가 된다. “강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씻기는 느낌”이라는 SNS 인증 글도 눈에 띈다. 기자가 찾은 날도 산책로를 걷는 부부, 강변에 돗자리를 펼친 아이들과 부모님의 모습이 여유롭게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자연과 문화, 실내와 야외를 번갈아 누리는 피서 방식에 대해 “진정한 휴식은 몸만 쉬는 게 아니라 마음도 환기하는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전한다. 여름 여행을 단지 더위를 피하는 ‘생존’이 아닌, 삶의 리듬을 찾아가는 시간으로 재해석하는 셈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고령의 여름 여행은 우리 삶의 방향을 천천히 바꾼다. 오늘을 가볍게 보내고 싶다면, 실내와 야외를 오가며 역사와 여유를 함께 누려보는 것도 의미 있는 ‘나만의 피서법’이 될 수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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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대가야박물관#지산동고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