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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대전 발바리, 184명 분노의 심연”…강다니엘·나르샤, 인간 이중구 앞 공포→가족의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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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대전 발바리, 184명 분노의 심연”…강다니엘·나르샤, 인간 이중구 앞 공포→가족의 오열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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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조명이 깔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스튜디오에 긴장감이 서렸다. 강다니엘과 나르샤, 정동환은 방송 내내 바닥에 엉겨 붙는 먹먹함과 몸서리 치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대전 지역을 차갑게 짓눌렀던 ‘발바리’ 이중구의 실체가, 여전히 곁에 있을지 모르는 괴물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환히 드러냈다.

 

방송은 8년 동안 184명의 여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이중구의 정체를 집요하게 파헤쳤다. 평범한 가장, 자상한 아버지의 얼굴 이면에 숨은 이중구는 밤만 되면 157cm의 왜소한 체구로 원룸촌을 누비며 악마로 돌변했다. 철저하게 치밀했던 그의 수법은 가스 배관을 타고 창문으로 침입하거나, 검침원이나 보일러 수리공으로 가장하는 등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수건을 잘라 피해자의 손을 묶는 기괴한 연출까지, 범행의 잔혹함에 출연진들은 할 말을 잃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무려 184명 최악의 성범죄…당신 곁에도 있었던 괴물, '대전 발바리 이중구'의 8년 추적기 / 충남 논산 성폭행 현장에서 CCTV 화면에 잡힌 범인 이중구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무려 184명 최악의 성범죄…당신 곁에도 있었던 괴물, '대전 발바리 이중구'의 8년 추적기 / 충남 논산 성폭행 현장에서 CCTV 화면에 잡힌 범인 이중구

나르샤는 “진짜 무서우면서도 화가 난다”고 단호히 말하며, 피해자의 극한 공포에 깊이 공감했다. 1996년부터 들끓기 시작한 소문, 혼자 사는 여성들을 겨냥한 연쇄 범죄의 실상이 하나하나 펼쳐질수록 강다니엘 역시 “겉으로 너무 평범해 보이는데 이게 더 무섭다”고 소름을 드러냈다. 경찰이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DB를 만들고, 수백 명의 상희를 뒤쫓던 헛발질은 사회의 무기력함과 함께 범죄의 교활함을 동시에 보여줬다.

 

이중구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폭력과 결핍 속에 자랐으나, 손에 쥔 범죄의 명분을 힘없는 피해자에게만 돌렸다. 정동환은 “어려운 환경이 범죄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그는 고향에 돌아와 자그마한 문구점도 열고, 운전기사로 자리를 잡아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로 살아갔으니 그 뒤탓만 할 수 없는 일이다. 딸과 아들에게 누구보다 자상하고, 조기축구회 멤버로도 곧잘 지냈다는 대목에서 출연진은 말문이 막혔다.

 

방송은 피해자 수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첫 범행의 동기가 일종의 모욕과 보복심리였다는 본인의 궤변, ‘왕이 된 듯’ 느꼈다는 왜곡된 우월감, 무엇보다 ‘상희’라는 가상의 인물을 이용해 경찰의 추적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그의 두뇌까지 쇼크 그 자체였다. 더군다나 7명의 여성을 강제로 묶어 동시에 성폭행하고 회칼로 위협한 사건은, 현장감 넘치는 재구성으로 시청자를 충격에 빠뜨렸다. 나르샤는 “이런 잔혹함을 그저 언론의 수사 용어로만 남길 수는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수사팀의 집념 역시 방송의 중심축을 이뤘다. 대전 경찰은 미궁에 빠진 범인을 끝내 놓치지 않았다. 유전자 감식, CCTV 추적, 범행 수법의 미세한 공통점까지 모아, ‘키가 유난히 작은 남자’라는 단서로 마침내 거대한 미로를 뚫고 나왔다. 범인을 특정한 순간, 체포에 이르는 팽팽한 긴장감에 강다니엘은 “과학 수사의 힘을 체감한다”며 감탄을 보냈다.

 

그러나 무엇보다 모든 이들을 충격에 몰아넣은 것은 이중구의 돈에 대한 집착이었다. 피해자들에게서 빼앗은 4천만 원조차 한 푼도 쓰지 않고 통장에 차곡차곡 쌓아 1억 4천만 원으로 불렸다는 사실, 또 그 돈을 피해자 합의금으로 쓸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는 점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나르샤는 “184명에게 나눠주어도 76만 원이 안 되는 돈”이라며 분노를 삼켰다.

 

출연진은 이중구의 사이코패스 진단이 16점에 불과했다는 점에도 깊은 충격을 받았다. 강다니엘은 도리어 “정상적 판단력 아래 그 모든 악행이 벌어진 것”임을 비탄에 잠긴 목소리로 지적했다. 무엇보다 가족의 상처 역시 잊지 않는다. 딸과 아들이 면회를 오며 “아버지, 힘내라”며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가 전해지자, 나르샤는 “가족들도 평생 짊어져야 할 짐이 생겼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단순한 과거 범죄 재조명이 아니었다. 손끝에 남는 불안함, 우리의 일상에 언제든 스며드는 악의 그림자를 보며 출연진들은 “이런 범죄를 막기 위해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절실한 메시지로 시청자들을 일깨웠다. 이중구는 현재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며, 2026년 가석방 대상이 되지만 법무부 방침상 실제 풀려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덧붙여졌다.

 

깊은 여운과 사회적 울림을 남긴 ‘꼬꼬무’의 이중구 추적기는 이날 밤을 더욱 먹먹하게 물들였다. 이번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오늘 밤 SBS에서 방송된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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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꼬리를무는그날이야기#이중구#강다니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