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제사령탑에 예산통 전면 배치”…이재명, 구윤철 기재부 장관 후보자 지명
정치권이 차기 경제 사령탑 인선을 두고 다시 한 번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구윤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특임교수를 공식 지명하면서 인물·정책 모두에서 노선 색채가 뚜렷해지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여권과 야권의 정책적 이해가 충돌하는 가운데, 구윤철 후보자를 둘러싼 평가는 벌써부터 여야 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월 29일, 구윤철 후보자를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지명했다. 구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하고, 예산실장·2차관 등 기획재정부 예산 라인 실무를 두루 거친 대표적인 예산 전문가라는 평가다. 대통령실은 “국정 과제의 실행력과 기획력을 두루 갖춘 인사”라고 강조했다.

구윤철 후보자는 1965년 경북 성주군에서 태어나, 대구 영신고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합격 후 예산제도과, 재정정책과 등 주요 부처를 거치며 이론과 실무를 고루 쌓았고, 서울대 행정학과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석사 학위를,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에서 행정관 등으로 근무했고, 해외에도 미주개발은행 선임 자문관으로 파견돼 국제 금융 무대도 경험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사회예산심의관, 정책조정국장 등을 두루 맡아 재정성과 중심 관료로 평가받는다.
문재인 정부 말기에는 국무조정실장을 맡아(2020년 5월~2022년 6월) 국정 현안 조정의 중추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기재부 노동조합이 뽑은 ‘닮고 싶은 상사’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릴 만큼 내부 신망이 두터운 관료로 꼽혔다.
정가에서는 구윤철 후보자가 재정 정책에서 실무 경험뿐 아니라 현장과 행정부를 잇는 정무 감각도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는 차기 기재부 장관·해양수산부 장관 등 입각설이 돌았지만 실제 임명되지는 않았다. 2023년 이후에는 경북문화재단 대표이사, 경북도 투자유치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맡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힘을 실었다. 22대 총선 출마설에 대해 “생각 없다”며 단호히 선을 그은 점도 공직자로서 소신을 드러낸 대목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권 창출에 참여한 이후에는 대선 캠프 참여로 정계 복귀 가능성이 거론됐다. 최근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내정됨에 따라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동문 네트워크도 두터워 서울대학교 82학번 동기인 이혜훈 전 의원, 성윤모 전 장관 등은 물론 여러 전현직 장·차관들과 폭넓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탁월한 예산통 등용”이라며 환영 전선을 폈지만, 국민의힘은 “코드 인사” 가능성을 제기하며 신중론을 피력했다. 시민사회에서는 “강한 집행력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 후보자가 첫 경제부총리로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특히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재정 건전성과 포용 정책 간 균형, 여야 협상 과정에서 드러날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날 인사에 따라 국회는 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를 준비하게 됐다. 정치권은 신임 경제사령탑의 인준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