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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바다와 숲”…코타키나발루의 석양, 자연을 닮은 휴식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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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바다와 숲”…코타키나발루의 석양, 자연을 닮은 휴식이 뜬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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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느긋하게 즐기는 사람이 늘었다. 예전엔 관광지 순회가 다였다면 지금은 석양의 풍경과 온몸으로 느끼는 자연이 여행의 이유가 된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쉼’의 감각과 달라진 여행 태도가 담겨 있다.

 

요즘 SNS엔 코타키나발루의 탄중아루 비치 석양 사진이 쏟아진다. 해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가 이어지는 풍경에서 많은 이가 황홀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바닷가 레스토랑에 앉아 일몰을 보는 것만으로 “오래 지니고 싶은 기억”이 된다고 한다. 또, 시내에서 가까운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 섬 hopping도 인기다. 맑고 데운 물에서의 스노클링, 다이빙, 패러세일링은 혼자서도, 친구와도 다른 감각의 여운을 준다는 후기가 잇따른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현지 여행사들은 “요즘은 유명 관광지만 둘러보기보다 한 장소에서 머물며 여유를 만끽하는 패턴이 많아졌다”고 보고했다. 코타키나발루를 찾는 여행객의 평균 체류 일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 한다. 시티 모스크의 환상적인 일몰, 밤에는 강가 반딧불 투어, 때론 운이 좋으면 원숭이 관찰까지—다채로운 체험이 각각의 추억이 된다.

 

여행 칼럼니스트 구영환씨는 “코타키나발루의 본질은 그곳만의 느린 속도와 자연의 색감에 있다”면서, “시간을 길게 두고 자신만의 순간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휴식의 미학”이라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사진만으로도 힐링된다”, “자연 안에서 나를 내려놓는 기분”, “반딧불이 가득한 강은 마치 동화 같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여행자들은 리조트에서의 휴식, 현지 음식, 키나발루산 트레킹처럼 각자 자신만의 휴식법을 찾는 모습이었다.

 

TV 여행 프로그램의 영향과는 조금 다르다. 현지의 색을 따라 걷고, 대자연을 직접 느끼며 보내는 시간은 디지털로 소비할 수 없는 감각이라 말한다. 키나발루산 국립공원에서의 캐노피 워크, 포링 온천에서의 해방감, 밤하늘을 수놓는 반딧불이—여행의 목적도 스스로 다르게 만들어진다.

 

여행은 곧 마음의 호흡을 바꾼다. 달라진 것은 멀리 떠나는 게 아니라, 자신을 잠시 쉬게 하는 마음의 공간을 찾는 태도다. 작고 사소한 시간의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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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탄중아루비치#키나발루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