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팬들의 좌절”…트레이싱 논란에 연재 중단까지, 신뢰를 잃다
최근 들어 웹툰 독자들 사이에서 연재 중단으로 인한 허전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었다. 하나의 작품을 오랫동안 기다리던 설렘, 매주 새 화를 누르며 일상을 위로받던 정서는 표절 논란으로 얼룩졌다. ‘윈드브레이커’의 트레이싱 의혹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게 됐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최근 ‘윈드브레이커’의 장면이 일본 만화 ‘도쿄구울’과 ‘주술회전’의 이미지와 겹친다는 비교 게시물이 확산되며, 트레이싱이라는 단어가 또 다시 입에 오르내렸다. 팬들이 직접 두 장면을 겹쳐 본 이미지에는 인물의 표정, 구도, 심지어 세부 선까지 거의 흡사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이런 충격은 10년 넘게 작품을 지켜본 독자들의 실망감으로 곧장 번졌다. 그만큼 웹툰을 향한 신뢰가 한순간 무너진 셈이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네이버웹툰은 ‘윈드브레이커’와 관련해 “타작품과의 유사성이 확인됐다”며 연재 및 서비스 중단을 공식화했다. 독자들은 댓글과 커뮤니티를 통해 “이렇게 허무하게 종지부를 찍을 줄 몰랐다”, “표절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작품에 몰입하기가 두려워진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트레이싱 논란에 한국웹툰의 창작 생태계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느꼈다. 콘텐츠 기획자 김현수 씨는 “웹툰의 본질은 창작자의 개성과 새로움이다. 무의식적 모방이 쌓이면, 결국 창작을 둘러싼 믿음 전체가 흔들린다”고 진단했다. 그만큼 일상의 즐거움을 책임졌던 콘텐츠 시장에 불신의 그림자가 드리운 셈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진심으로 좋아했던 작품이라 유감스럽다”, “표절 이슈가 해결되지 않는 한, 더는 정주행을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자조가 눈에 띈다. 반면 “마감을 위한 압박, 창작자의 고통도 이해는 된다”는 동정의 목소리 역시 분주하다.
정작 아쉬움은 이런 사소한 균열이 웹툰 소비 행태, 그리고 창작자와 독자 간 신뢰에 오래 남는다는 데 있다. 표절은 단 한번의 실수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팬들이 매주 기다리며 쌓아온 믿음, 디지털 세대를 하나로 묶었던 순간들이 의심과 실망으로 변한다.
작고 사소해 보이지만, 이 한 건의 논란은 우리 삶의 작은 기쁨에 영향을 준다. 웹툰은 단지 직방의 흥밋거리를 넘어,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새로운 일상의 언어였다. 앞으로 창작자와 플랫폼, 그리고 독자의 관계가 어떻게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이제 모두의 숙제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