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기반 첨가제가 효율 높인다”…UNIST, 승화성 녹나무 유래 물질로 태양전지 수명 연장
녹나무 유래 물질의 승화 특성을 활용한 새로운 박막 첨가제 기술이 차세대 태양전지 산업에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팀이 개발한 이 원천기술은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의 품질을 크게 높였다. 잔류 첨가제가 남아 효율과 내구성에 악영향을 주던 기존 한계를, 자연계에서 얻은 승화성 물질로 극복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업계는 이번 성과를 ‘차세대 태양광 소재 경쟁’의 주요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창덕 교수팀은 캠퍼 유도체인 ‘캠퍼퀴논(camphorquinone)’을 신규 첨가제로 적용해, 박막 표면의 결정 씨앗 형성부터 성장·성숙 과정 전반의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캠퍼퀴논은 녹나무 추출물인 캠퍼에 산화기가 추가된 승화성 화합물로, 1차 열처리에서 일부가 기화하며 결정핵을 균일하게 만들고, 이후 2차 열처리 시 모두 증발해 잔류물이 박막 내 남지 않는다. 이 특유의 ‘단계적 승화 메커니즘’이 첨가제의 단점을 해소하며, 기존 화학 첨가제 대비 친환경성도 높다.

실제 해당 박막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25.2%의 광전변환효율(PCE)을 달성했다. 기존 첨가제 미사용 대조군(23.0%) 대비 약 9.6% 성능 향상이다. MPPT(최대출력점추종) 평가조건에서 1000시간 이상 초기 효율의 90%를 유지, 대조군에 비해 내구성도 2배 이상 개선됐다. 박막 내 첨가제 완전 제거와 결정립 정돈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 산업용 대면적 전지 생산에도 적용가능성이 논의된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 최대 걸림돌로 지적된 열적·광화학적 불안정성과 수명 저하를 자연 유래 소재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 우위가 기대된다. 미국·중국 등은 효율과 내구성 동시 달성을 위해 여러 인공 첨가제를 사용 중이나, 박막 내 불순물 잔류 이슈는 여전히 남아 있다. 유럽에서는 생체유래 및 친환경 소재 기반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관련해 국내외 인증 및 상용화 진입장벽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친환경성, 제조원가 절감, 장기 내구성 확보는 동시 달성을 요구받고 있으며, 이번 UNIST 연구는 그간 복잡했던 제조공정의 단순화 가능성도 입증했다. 양창덕 교수는 “자연 기반 친환경 첨가제를 활용한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기술은 태양광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고도화를 함께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태양전지 대량 생산라인과 글로벌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 못지않게 생산공정·산업구조 혁신, 기업·정책 간 균형도 성장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