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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보고서, 글로벌 원유 투자 6% 감소…”→청정에너지 2조2천억달러 돌파, 에너지 판도 거센 전환 예고
국제

“IEA 보고서, 글로벌 원유 투자 6% 감소…”→청정에너지 2조2천억달러 돌파, 에너지 판도 거센 전환 예고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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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의 에너지 풍경이 조용히, 그러나 결정적으로 변화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산업지도의 굵직한 줄기가 서서히 재조정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탄이 울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 글로벌 원유 생산 투자가 6%가량 줄어들 것이라 짚었다. 이 수치는 지난 십 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낯선 배치이자, 오일과 불확실성 사이에 드리운 긴 그림자는 전 지구적 변화의 밑그림을 그린다.

 

그 기점엔 유가의 움직임이 있었다. 한때 배럴당 82달러에 머물던 유가는, OPEC 등 산유국의 증산과 맞물려 65달러까지 가파르게 내려앉았다. 투자심리는 움츠러들었고, 미국 셰일업계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석유기업들까지도 주주 환원에 무게를 실으며 생산 투자를 재단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셰일 산업은 10%에 달하는 생산 투자 축소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런 변화는 전체 화석연료 시장에도 파장을 일으켰다. 올해 원유·가스·석탄 등 화석연료 투자 총액은 약 1조1천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또다시 2% 내리막을 걷고 있을 따름이다.

글로벌 원유 투자 6% 감소 전망…청정에너지 투자 2조2천억달러로 사상 최대
글로벌 원유 투자 6% 감소 전망…청정에너지 투자 2조2천억달러로 사상 최대

중국과 인도는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늘릴 것임을 밝히지만, 선진국 경제권에선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용 터빈 주문이 최초로 ‘0’을 기록했다. 흐르는 강물처럼 천천히, 그러나 결정적으로 산업 구조는 해묵은 강박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한편, 청정에너지 분야엔 전례 없는 시선과 자본이 몰리고 있다. 올해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전력망, 배터리, 원자력 등 청정에너지 부문엔 무려 2조2천억달러가 투자될 전망이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서 화석연료 투자액의 두배라는 상징적 격차를 남긴다. 세부적으로 태양광 발전은 4천500억달러를 훌쩍 넘어 강산을 바꿀 새 물결의 중심에 선다. 배터리 저장장치에도 660억달러의 새로운 자본이 흐른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확대가 재생에너지, 가스, 원자력, 다양한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부르고 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경제 및 무역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와중에도, 기존 프로젝트 운영엔 큰 영향이 없으나 신규 프로젝트 승인에 대한 경계가 넓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적극적 전환과 조심스러운 기대가 교차하는 이 순간, 투자자들의 눈길은 화석연료의 압축과 청정에너지의 성장 곡선 양쪽에 오래 머물 것이다.

 

이러한 투자 흐름의 급격한 재편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뿐 아니라 관련 산업, 증시에 깊은 흔적을 남길 전망이다. 거대한 변화의 시계는 숨을 고르며, 인류를 새로운 에너지 질서의 문 앞으로 이끌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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