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 초음속 훈련기 개발 이끈 군 사령탑”…길형보 전 육군참모총장 별세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개발의 산증인으로 평가받아 온 길형보 전 육군참모총장이 28일 별세했다. 유족에 따르면 길 전 총장은 이날 오전 4시 운명했다. 향년 82세.

평안남도 맹산 출신인 고인은 1966년 육군사관학교 22기로 임관한 후, 1사단장과 국방부 전력계획관, 수도군단장, 육군 참모차장, 3군사령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쳐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육군참모총장을 지냈다. 군 생활 동안 대형 작전 경험과 병력 현대화 정책에 기여한 책임자로 꼽혔다.

예편 뒤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 초대 사장으로 취임하며 제2 인생을 시작했다. 2001년 10월 당시 현대우주항공,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3사 항공 부문 통합으로 출범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이끌었던 그는, 집중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흑자 경영 체제로 돌려세웠다. 이어 2002년 8월 20일 직접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 시험비행을 성공시킨 주역이 됐다.

길 전 총장은 T-50의 개발을 선도한 공적을 인정받아 보국훈장 삼일장과 통일장을 수훈했다. 당시 국산 항공 산업 자립의 교두보를 놓았다는 평가도 힘을 얻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 김은혜 씨와 두 아들 길성호·길태호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이며, 발인은 30일,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정해졌다.

정치권과 국방계에서는 고인의 업적과 헌신을 기리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도 국산 무기 체계의 현대화 흐름에서 선구적 역할을 한 길 전 총장에 대한 예우를 검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