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승부처를 책임진다”…전영준, SSG 불펜 합류→신뢰 두께 더해질까
가진 것을 모두 던지고 내려온 날, 전영준의 표정에는 오랜 기다림 뒤 얻은 확신이 서려 있었다. 3년 만의 1군 무대 복귀, SSG 랜더스의 후반기 전력에 합류한 그의 이름을 현장은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불펜진의 숨소리까지 무거웠던 상반기, 전영준의 합류는 기대와 책임 사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전영준은 2024년 5월 2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른 뒤, 5번 선발 등판에서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이후 1군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자신만의 존재감을 쌓았다. 올 시즌 1군 중간 투수로 8경기에 등판해 11이닝 동안 8피안타 4실점,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해 안정감을 더했다.

특히 그는 송신영 코치에게 포크볼을 전수받으며 직구, 슬라이더, 커브 등 무기의 폭을 넓혔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경험을 쌓는 동안 포크볼을 다듬었고, 1군에서는 불펜 경험을 더하면서 변화에 앞장섰다. 김광현의 조언에 따라 이미지 트레이닝의 효과를 체감했다는 점 역시 성장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SSG 랜더스 불펜진은 전반기 87경기에서 345이닝을 소화해 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불펜 소모 2위로 집계됐다. 경기당 불펜 이닝은 SSG가 3.97로, 키움(3.86)을 뛰어넘는다. 김민, 이로운, 노경은, 조병현으로 꾸려진 필승조가 전반기 평균자책점 3.37로 리그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후반기에는 체력 안배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SSG 코칭스태프는 전영준이 후반기 1군 불펜 전력으로 합류함으로써, 마운드 깊이가 강화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을 넘나든 경험, 다채로운 구종, 그리고 꾸준한 자기관리까지 전영준은 자신만의 스토리를 하나씩 쌓는 중이다.
팬들은 SSG의 뒷문이 더욱 두꺼워졌다는 기대와 함께, 새로운 이름이 던질 에너지에 관심을 보인다. 전영준은 “전영준이 마운드에 올라가면 무조건 막는다, 믿음직스러운 투수라는 생각을 심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마운드를 지키는 한 선수의 땀과 기다림은 팀 전체의 버팀목이 돼간다. SSG 랜더스의 후반기 여정, 전영준이 그 한가운데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