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역량 결집 필요”…카자흐스탄, 우라늄 산업 협력 확대 제안에 관심 집중
현지시각 9일,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린 ‘2차 중앙아시아-러시아 정상회의’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자국의 ‘역내 원자력 연구협의회’ 설립을 공식 제안했다. 우라늄 산업의 글로벌 주요 생산국인 카자흐스탄의 이번 행보는 중앙아시아 내 원자력 산업 협력 강화와 국제적 산업 발전 구도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원자력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역내 국가간 협의와 과학기술 기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핵연료주기 및 방사성 폐기물 관리 분야의 공동 연구를 위한 협의회를 카자흐스탄에 설치할 뜻을 밝히며, 현대적 연구 인프라와 전문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근 러시아 국립원자력대 분교가 알마티주에 개교한 점도 이번 제안의 사전 조치로 언급했다.

러시아 국립원자력대(MEPhI)는 1953년부터 원자력 분야 연구를 선도해왔으며, 양국 간 연구소 협력 강화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카자흐스탄은 역내 연구협의회 설립 추진 외에도 첫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투표에서 약 70%가 원전 건설에 찬성했으며, 현재 남부 알마티주에 러시아 국영 ‘로사톰’ 주도의 원전 착공이 진입 단계에 들어섰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과학 및 의학 분야 발전을 목표로 한 ‘과학도시’ 조성 계획을 함께 발표했다. 구상에는 옛 수도 알마티와 아바이주 도시 쿠르차토프 등 핵심 기술 인프라 확장 방안이 포함된다. 정부는 과학기술·원자력 역량 강화가 국가 장기 발전전략의 중심임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경기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시기에 나온 것으로, 주요 해외 미디어와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세계 원자력·우라늄 공급체계에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정책 변화가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단기적 변동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카자흐스탄은 현재 세계 우라늄 생산량의 40%를 담당하는 최대 생산국이자, 매장량 기준 호주에 이은 2위 국가다. 앞으로 중앙아시아 원자력 협력과 자원외교가 강화되면서, 역내외 과학기술 파트너십 구조와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지각변동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카자흐스탄의 과감한 정책 전환이 국제 에너지 시장과 산업협력 지형의 변화를 이끌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연구협의회 설립 제안의 실제 실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