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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연장 감동 역전극”…성유진, 빗속 버디 단판→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첫 메이저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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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는 연장 대결, 밝게 빛난 스윙 한 번이 승자를 결정했다. 폭우 속 지연과 어둠이 깔린 그린, 조명 아래 쏟아진 집중력 끝에 성유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 첫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거머쥐었다. 팬들의 박수갈채가 승부의 거리감을 채우는 순간, 성유진의 재기는 누구보다 뜨거웠다.

 

28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치러진 2023 KLPG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성유진은 노승희와 나란히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승부는 결국 운명의 18번 홀(파5)에서 4차 연장까지 이어졌다. 1차부터 3차까지 세 번의 연장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계속됐다. 마지막 4차 연장에서 성유진은 2미터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집어넣는 집중력을 보이며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노승희는 7미터 거리의 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하며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4차 연장 접전 끝 우승”…성유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메이저 첫 제패 / 연합뉴스
“4차 연장 접전 끝 우승”…성유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메이저 첫 제패 / 연합뉴스

이번 대회는 2016년 팬텀 클래식 이후 9년 만에 조명 아래 연장 승부가 펼쳐져 색다른 긴장자극을 더했다. 악천후로 인해 라운드가 약 2시간가량 늦어졌고, 빗속 그린 위에서 선수들은 마지막 한 타까지 모든 집중력을 쏟아냈다. 성유진은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 노승희는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접전을 이끌었다.

 

LPGA투어 도전과 복귀 이후, 성유진은 지난 2023년 에쓰오일 챔피언에 오른 뒤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특히 메이저 대회 첫 우승으로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년간 LPGA에서는 톱10 입성 2회에 머물렀지만, 국내 복귀 후 이번 시즌 6차례나 준수한 성적을 올렸고 OK저축은행 읏맨오픈 3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5위 등 상승세를 보였다.

 

준우승에 머문 노승희 역시 올 시즌 더헤븐 마스터즈 정상 등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으나 상금 랭킹 1위, 대상 포인트 2위로 다음 대회 우승 기대감도 높였다. 이날 방신실은 4언더파 68타, 최종합계 7언더파로 3위에 올랐다. 대상 포인트 1위 유현조는 3타를 잃으며 6위로 마감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빗속 연장전이라는 보기 드문 명승부에 진한 감흥의 여운이 돌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중력과 응원이 선수들의 표정에 오롯이 새겨졌다.

 

긴장을 머금은 조용한 박수, 밤하늘 위 조명 아래 펼쳐진 마지막 승부의 장면은 선수와 팬 모두의 기억에 오래 남을 풍경이 됐다. 성유진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으로 2024시즌 남은 대회에서 한층 더 강해진 존재감을 예고했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의 긴박했던 승부는 9월 28일 저녁 경기 현장의 감동을 오롯이 안겨주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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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하이트진로챔피언십#노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