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후 특검 조사 첫 불출석”…건진법사 전성배, 건강 문제로 일정 차질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중대 의혹을 둘러싼 긴장 국면에서,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 씨가 구속 후 첫 특별검사팀 대면 조사에 불출석해 정국에 파문이 일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성배 씨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예정된 특검팀 조사에 건강 문제를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전씨가 전날 구속된 직후 몸 상태 악화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각종 추가 의혹과 맞물린 파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전 씨에게 곧 소환일을 다시 통보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전씨가 지난 영장 청구 과정에서 "구속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사전에 밝힌 점,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본인 의사로 불출석한 점도 상세히 공개했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이날 전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 씨를 둘러싼 의혹은 여권 핵심부를 겨냥해 연일 정치적 논란을 자극하고 있다.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전 씨는 통일교 측에서 '김건희 여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 고가의 금품과 함께 교단의 핵심 현안에 대한 청탁을 접수한 뒤 이를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탁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문제가 거론됐다. 

또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력 인사들로부터 기도비 명목의 자금을 받고, 이를 공천 관련 청탁과 연계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에게 전달한 정황도 확인 중이다. 이와 별개로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 씨와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 씨가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만들기 위해 교단 신도들을 당원으로 대거 가입시켰다는 의혹 역시 수사 선상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건이 김건희 여사와 여권 실세를 둘러싼 각종 특혜·청탁 의혹과 맞물려 향후 정국에 적잖은 여파를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 역시 사건 경과를 예의주시하며, 수사 결과에 따라 양 진영의 충돌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특검팀 조사 불출석 이후, 정치권은 전성배 씨 관련 수사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특검팀은 조만간 전 씨를 재소환해 추가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