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發 관세 공포에 200억 달러 증발”…미중 무역갈등, 가상자산 시장 또 흔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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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1일, 미국(USA)과 중국(China) 간 신규 무역갈등이 촉발되며 암호화폐 시장에 극심한 가격 변동이 일어났다. 인베즈(invezz)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긴장 재점화 여파로 가상자산 시세가 폭락했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치는 주요 코인 급락과 대규모 청산 사태를 불러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비트코인(Bitcoin)은 올해 최고점 대비 11% 이상 하락한 10만6,867달러까지 밀려났으며, 알트코인 시장 역시 에네나(ENA), 맨틀(MNT), 파일코인(Filecoin), 더블제로(DoubleZero) 등 중심으로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3조7천억 달러로 쪼그라들었고, 주말 청산 물량만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공포·탐욕 지수 역시 ‘공포’로 전환돼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두드러지고 있다.

트럼프 관세 여파로 가상자산 폭락…인베즈 “단기 반등 가능성, 그러나 심리 불안 여전”
트럼프 관세 여파로 가상자산 폭락…인베즈 “단기 반등 가능성, 그러나 심리 불안 여전”

이번 시장 충격의 배경에는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엔비디아(Nvidia) 등 미국 반도체 사용 제한, 희토류 수출 통제, 외국 선박 관세 부과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은 맞불로 중국산 제품에 대대적인 관세를 추진했으며, 예민한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촉발하는 촉매로 작용했다.

 

시장 내 일시적 반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인베즈는 “비트코인은 저점(10만8,500달러)에서 11만1,200달러로 일부 회복했고, 지캐시(Zcash)는 35달러에서 273달러까지 뛰었다”고 분석했다. 스토리(Story), MYX파이낸스(MYX Finance), 비체인(VeChain), 모르포(Morpho) 등 일부 코인 역시 반등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데드캣 바운스(Dead-cat bounce)’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본격 추세 전환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향후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변수로는 세 가지가 꼽힌다. 우선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라는 관측처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막판 협상에서 관세 방침을 완화할 여지가 있다는 점, 둘째로 이달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회담이 시장 안정을 유도할 수 있다는 기대, 셋째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속화 가능성이 위험자산 선호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트럼프의 강경책 이후 시장 불안정성이 다시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시장 불신은 여전하다. 인베즈는 “지정학적 갈등, 정책 급변, 투자심리 불안이 반복되며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내재가치보다 투자심리에 크게 좌우된다”고 평가했다. 올해 초 트럼프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선언 직후 비트코인이 폭락 이후 한 달 만에 재상승한 사례도 언급되며, 정책·심리 리스크의 지속 가능성이 강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개선이 단기에 그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글로벌 정치 변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의 급변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기술적 반등에만 주목하기보다는 투자심리 기반의 구조적 리스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관계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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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상자산#미중무역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