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초743 스피드 극적 탄생”…김보근·오정임, 회장배 우승→루지 대표 도약 신호탄
차가운 슬라이딩 트랙 위를 미끄러진 순간, 김보근의 표정에 결의와 긴장이 교차했다. 손에 땀이 맺힐 만큼 빠른 스타트, 순식간에 기록표에 새겨진 숫자는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2초743, 단 열두 자릿수에 모든 노력이 깃든 기록이었다. 오정임 역시 강렬한 스타트로 2초903을 찍으며 여자부 최정상 자리에 올랐다.
대한루지경기연맹 회장배 전국스타트대회가 12일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펼쳐졌다. 이번 대회 대학·일반부 남자부에서는 울산루지연맹 소속 김보근이 2초743의 기록으로 5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여자부에서는 한국체육대학교의 국가대표 오정임이 4명 중 1위로 대회를 마쳤다. 오정임의 기록은 2초903으로, 경기 당일 관중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고등부 남자부 우승은 2초813을 기록한 전 국가대표 김하윤이 차지했고, 여자부에서는 서울루지연맹 소속이자 현 국가대표 박지예가 2초952로 정상에 올랐다. 중등부에서는 김예람(경기루지연맹)이 3초236, 김채은(흥덕중)이 3초519의 기록으로 각 부문을 제패했다.
대회에 앞서 마련된 전국 루지 기초과정 강습회에는 100여 명이 참여했다. 김동현 강원도청 코치와 최은주 상지대관령고 코치가 이끌며 초등학교 3학년생부터 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루지의 기본기를 다졌다. 아울러 횡계초등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마련된 프로그램에서는 루지 체험은 물론 지역사회의 연계를 통한 종목 저변 확대가 이루어졌다.
루지연맹은 올해 9월 바퀴썰매를 활용한 중급 강습회와 12월 정규 트랙 심화과정을 통해 체계적인 선수 육성에 나설 방침이다. 세분화된 3단계 발굴·육성 시스템과 더불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겨냥해 대표팀 강화에 올인하고 있다. 임순길 루지연맹 회장은 “여름 강습회를 통한 유망주 발굴과 저변 확대가 의미 있었다. 올림픽 무대 진출을 위해 남은 5개월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짧은 시간, 강렬한 스피드의 흔적은 선수들의 땀방울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경기장을 꽉 채운 응원 소리와 함께, 이번 대회는 새로운 세대의 도전 의지를 확인하는 무대가 됐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의 기록은 다음 강습회와 대회에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