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아키텍처 재도입”…퀄컴-Arm, 법적 갈등 뒤 협력 전환에 시장 ‘주목’
현지 시각 1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영국(UK)의 반도체 아키텍처 설계업체 Arm의 주가가 전장 대비 6.28% 상승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Qualcomm)이 자사 PC 및 스마트폰용 최신 칩에 Arm의 9세대 아키텍처(v9)를 공식적으로 채택했다고 밝히면서, 법적 분쟁 이후 드러난 신속한 기술 협력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해당 이슈는 최근 인공지능(AI) 성능이 반도체 산업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가운데, 기술 제휴와 특허 전쟁이 맞물려 업계 판도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지시간 1일, 퀄컴은 공개한 신형 칩에 Arm의 명령어 집합 아키텍처(ISA)인 v9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챗봇, 이미지 생성기 등 AI 기능의 하드웨어 처리 능력이 대폭 개선된 것이 특징으로, 이 아키텍처는 경쟁사 미디어텍(MediaTek), 애플(Apple) 등도 채택 중이다. 앞서 퀄컴은 2021년 Arm 라이선스를 보유한 칩 설계업체 누비아(Nuvia)를 인수한 뒤 라이선스 권한을 놓고 Arm과 오랜 소송을 벌였으나, 올 들어 법원 승소 이후 관계 정상화에 나섰다.

법적 갈등은 Arm이 2022년 8월 ‘허가 없는 사용’을 문제 삼으며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표면화됐다. 퀄컴은 이에 맞대응하면서 양사 관계가 한때 단절 위기에 놓였고, 실제로 핵심 라이선스 취소와 함께 퀄컴의 ‘탈 Arm’ 공식화가 있었던 바 있다. 그러나 법원 판결로 퀄컴이 재정적·법적 불확실성을 줄이면서, 다시 Arm 기술 도입에 나선 것이다. 퀄컴은 “고객에게 최적화된 명령어 집합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자체 CPU 설계팀의 경쟁력을 강조해 미래 독립성을 시사했다.
이 같은 갈등 해소와 기술 협력 소식에 Arm 주가는 장중 6% 넘게 뛰었다. 시장 조사기관 제이 골드버그(Jay Goldberg) 수석 분석가는 “지난해 핵심 라이선스 취소 논란까지 갔던 두 기업이 돌연 협력의 길로 선회한 점이 투자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AI 성능 강화를 둘러싸고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아키텍처 경쟁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업계는 이번 선택이 시장 경쟁 구도와 공급망 협력 구조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산업 내 변화에 대해 블룸버그와 CNBC 등 주요 외신도 “Arm-퀄컴 갈등 해소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신호일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AI 시대 CPU 주도권을 놓고 주요 업체 간 협력과 분쟁이 반복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퀄컴과 Arm이 AI 칩 시장에서 추가 협력을 확대할지, 또는 자체 설계·기술 독립성 경쟁을 본격화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반도체 설계 생태계 내 라이선스 시스템과 기술 제휴의 파트너십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결정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 경쟁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투자자와 업계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