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투쟁·섬김 리더십 대결”…정청래·박찬대, 민주당 당권 경쟁 격화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를 둘러싼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두 사람은 14일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를 함께 방문하며, 각기 다른 리더십과 전략을 앞세워 당심 공략에 나섰다. 한편, 8·2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 간 신경전과 선명성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대구·경북 당원 간담회에서 "저는 2004년 국회에 입성한 이래 온갖 전투를 치러봤다. 어떠한 시련에도 당황하지 않고 헤쳐 나갈 자신이 있다"고 밝히며, 투쟁력과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법사위원장 시절처럼 통쾌하고 효능감 있게, 탄핵소추위원장 때처럼 진중하게, 때로는 유연하게 당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박찬대 의원은 자신이 참여정부와 이재명 정부 비서진 및 원내 지도부 경력을 갖췄음을 내세우며, "스타 플레이어보다 팀원들의 역량을 이끌어내는 감독이 승리의 열쇠다. 자기 정치를 하지 않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영남에서 물러서지 않고 보수층까지 아우르는 확장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정청래 의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자신을 조선의 태종, 박찬대 의원을 세종에 빗대며 "지금은 태종 같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1년차에는 강한 개혁과 파이터 역할이 요구된다. 싸움은 제가 하고, 대통령은 안정적으로 국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찬대 의원은 "국회의원들과 정치 고관여층은 저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민생과 경제 현안, 국민 통합을 위해 섬김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맞섰다. 그는 대구 간담회에 이어 충북 오송 참사 현장을 찾아 2주기를 추모하며 현장 행보도 이어갔다.
이 밖에 두 후보는 '내란 종식'이라는 공통 의제에도 목소리를 냈다. 정청래 의원은 "통합진보당은 내란예비음모만으로 해산됐는데, 실제 내란을 주도한 국민의힘도 위헌정당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또 "위헌정당 심판 상황이 오면 제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의원 역시 "계엄 해제 저지를 위해 계엄군이 국회를 침탈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본회의장에 없었다"며, "내란종식특별법을 마련해 헌법 유린을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여론 조사 경향과 의원들의 지지 양상에 대해서도 견해차를 보였다. 정청래 의원은 "제가 선두를 지키고 있다. 다만 도와주는 분들이 공격받지 않도록 공개를 자제할 뿐 지지세는 엇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찬대 의원은 "선거 레이스 초입부터 누가 당심을 얻고 있는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8·2 전당대회 권역별 경선을 앞두고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향후 경선 판세와 당권 구도의 향방에 따라 당내 정국의 격랑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