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령 몰입의 서사”…‘ONE : 하이스쿨 히어로즈’ 상처 위 결심→엄마의 용기 번진다
창백한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식탁 끝에서 김주령이 연기하는 다빈의 고요한 시선이 스쳐 지나갔다. 한없이 부드럽지만 누구보다 큰 상실감을 끌어안고 살아가며, 내면의 파동을 조심스레 감추는 모습이 화면을 채웠다. 다정한 어머니지만 남편 석태의 강압, 잃어버린 아들의 그림자, 그리고 스스로 가둬둔 트라우마까지 다빈의 마음은 늘 복잡한 파도에 흔들렸다. ‘ONE : 하이스쿨 히어로즈’에서 김주령은 무너진 일상을 딛고 다시 한번 아들과 마주하려는 엄마의 용기를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처음에는 깊은 죄책감과 무기력, 의겸을 바라보는 애틋한 시선밖에 남지 않았지만, 상처를 품은 채 지내던 다빈의 마음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은 손끝의 떨림, 말 없는 한숨 사이로 자신을 규모 있게 틀어쥐던 다빈이 어느새 의겸을 붙잡기 위해 트라우마 앞에 용기를 낸다. 김주령의 연기는 이러한 내면의 균열과 깨어나는 용기를 디테일하게 그려냈으며, 변화의 조짐은 그녀의 눈빛과 따뜻한 목소리를 타고 진하게 퍼져나갔다.

특히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는 단순한 연민 표출이 아닌, 상처가 쌓여 용기로 변모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포착한 점이 돋보였다. 시청자는 다빈의 감정에 깊이 기웃거리고, 작은 변화에 함께 숨을 죽인다. 이전 ‘오징어 게임’, ‘카지노’, ‘반짝이는 워터멜론’, ‘눈물의 여왕’에서 보여준 탄탄한 연기 내공이 이번에도 유감없이 펼쳐졌다. 매 장면마다 김주령이 불어넣은 진심 덕분에 다빈이라는 인물 자체가 더욱 생생하게 살아났다는 평이다.
의겸에게 점차 든든한 응원자로 다가가며, 가족의 균열을 다시 이어붙이는 다빈의 용기는 수많은 시청자에게 또 다른 희망을 예감하게 했다. 김주령이 담아낸 묵직한 울림, 그리고 다빈의 변화는 단순한 드라마 장면을 넘어 삶의 진한 메시지로 번져간다. 아픔과 두려움 너머, 가벼운 숨결처럼 피어나던 한 사람의 용기가 가족을 변화시키는 여정에서 드라마의 진짜 감정선이 완성됐다.
‘ONE : 하이스쿨 히어로즈’는 작품이 결코 허투루 흘러가지 않음을, 김주령의 진정성 어린 내면 연기가 매 순간 증명한다. 점점 복잡하고 깊어지는 다빈의 감정, 그것을 어루만지는 김주령의 섬세한 움직임은 매회 새로운 울림을 남긴다. 드라마는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웨이브를 통해 시청자를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