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완승”…임종훈-신유빈, 2주 연속 WTT 정상→자그레브 결승 빛냈다

첫 게임 듀스에서 두 선수의 표정엔 긴장과 결의가 교차했다. 한 점 차 위기마다 굳건한 집중력과 응집력으로 임종훈과 신유빈은 상대의 추격을 잠재웠다. 매 랠리 이후 관중석에선 폭발적인 환호가 이어졌고, 두 선수는 흔들림 없는 플레이로 결국 또 한 번 우승의 순간을 끌어냈다.

29일 오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 컨텐더 자그레브 2025 혼합복식 결승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 조가 중국의 황유정-천이 조를 3-0(12-10 11-8 11-9)으로 완파했다. 첫 게임 듀스 상황에서 위기를 넘긴 뒤, 이어진 2·3게임까지 질서 잡힌 전술과 노련한 볼 처리가 돋보였다.

이 승리로 임종훈-신유빈 조는 지난주 WTT 스타 컨텐더 류블랴나 우승에 이어 2주 연속 WTT 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올해 3월 챈나이 대회와 더불어 시즌 세 번째 WTT 시리즈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2025 시즌 최고의 혼합복식 조임을 증명했다.

특히 임종훈의 왼손 드라이브와 신유빈의 안정적인 리시브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빛을 발했고, 중국 강호를 상대로 한층 단단한 호흡도 입증됐다. 앞서 준결승에서는 일본의 하리모토 도모카즈-하리모토 미와 조마저 3-0으로 꺾으며 결승 무대에 올랐다.

경기 후 신유빈은 “2주 연속 우승이라는 게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팬들의 목소리가 큰 힘이 됐다”고 전했고, 임종훈 역시 “최고의 파트너와 함께라서 늘 감사하다.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것이 승리 요인”이라고 자평했다.

SNS와 현지에서도 “한국 혼복의 시대가 시작됐다”, “임종훈-신유빈은 역대 최고 혼복 조”라는 호평이 잇따랐다. 남자복식의 임종훈-안재현 조, 여자복식의 유한나-김나영 조도 준결승에서 각각 동메달을 차지하며 대표팀 전체의 경쟁력을 알렸다.

한국 대표팀은 당분간 휴식기를 가진 뒤 7월 예정된 WTT 대회와 파리 올림픽 대비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임종훈-신유빈 조의 2주 연속 WTT 우승은 향후 한국 탁구 혼합복식의 자신감을 크게 높여주는 상징적인 이정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