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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경고에 금융시장 동요”…트럼프 관세 여파, 신흥국 불안 확산→자본유출 속 한국 위상은
국제

“IMF 경고에 금융시장 동요”…트럼프 관세 여파, 신흥국 불안 확산→자본유출 속 한국 위상은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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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앞둔 6월의 세계 경제는 다시금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섰다. 신흥국 금융시장은 하늘빛 맞은 봉우리처럼 잠시 반등하였으나, 그 아래로는 불안과 경계의 그림자가 고요하게 깔려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무역전쟁이 그 무엇보다 깊은 어둠을 신흥 시장에 드리운다고 진단했다. 팬데믹의 시련조차도 무역 갈등이 초래한 구조적 난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진단에 시장은 오래된 불안과 새로운 위기감을 동시에 되새기고 있다.

 

이 경고의 출발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남긴 상호관세 정책이다. IMF의 기타 고피나스 수석 부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통상 전략이 각국 중앙은행의 결단을 ‘안개 속 행보’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초기에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가 동시다발적으로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면, 이제는 나라별 정책 이질화와 시장 불확실성 심화라는, 한층 복합적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기조를 쉽게 풀지 않는 가운데, 신흥국들은 거세진 수요 충격과 성장·물가 둔화라는 이중 굴레에 갇혀 있다는 평가다.

IMF “무역전쟁이 신흥국에 코로나보다 더 큰 위협”…MSCI 신흥국 지수 20% 반등
IMF “무역전쟁이 신흥국에 코로나보다 더 큰 위협”…MSCI 신흥국 지수 20% 반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금 다수 국가에 상호관세를 도입한 이후, 베일에 가려졌던 신흥 경제가 들썩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신흥국 중앙은행의 탄력적 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를 앞세워 자산을 분산하기 시작했다. 이 여파로 중국을 제외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는 두 달 새 20% 가까이 올라섰고, 멕시코 페소화와 한국 원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등 주도적 신흥국 통화 역시 5%가 넘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반등의 아래에는 언제 다시금 자본의 조류가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이 고요히 흐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이번 주 보고서에서 “신흥국 자본 유출 위험이 재차 높아졌다”며 경계의 날을 세웠다. OECD는 “경제전망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장일수록 글로벌 리스크 심화 시 자본 유출 압력과 통화가치 하락, 조달 비용 상승 등 악순환의 고리에 놓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IMF와 OECD 모두, 신흥국들이 앞으로 무역 충돌과 자본 이동의 변동성을 만끽하는 대신, 끊임없는 대비와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은 지금 단순한 금융지표 반등 너머, 세계 경제 판도의 중대한 변곡점 앞에 서 있다. 정치권력의 변화, 보호무역의 칼날, 글로벌 투자심리의 요동은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책 담당자들에게 한층 더 섬세한 균형 감각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긴 호흡 속에서, 신흥 경제권이 앞으로 어떤 항해 노선을 그려갈지, 전 세계는 주시하고 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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