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말 운명 뒤집기”…조수행, 두산 3연전 싹쓸이→KIA전 극적 역전 완성
승부의 분수령, 8회말 2사 만루의 순간에 두산의 조수행이 마침표를 찍었다. 주말 3연전 스윕을 앞두고 잠실에 울려 퍼진 환호는 단조로운 흐름을 뜨겁게 뒤흔들었다. 사실상 패색이 짙던 두산은 조수행의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와 끝까지 물고 늘어진 집중력으로 경기 판도를 뒤집었다.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마지막 맞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투수전으로 출발했다. 1회초 KIA는 박찬호와 김선빈의 연속 출루로 선취점을 가져가며 기선을 제압했다. 두산 선발 제환유는 1군 데뷔 첫 선발이라는 부담에도 5회까지 1실점으로 버텨냈고, KIA 선발 제임스 네일 역시 7이닝 무실점으로 맞섰다.

경기의 흐름은 8회말에 급격히 바뀌었다. 1사 후, 대타 강승호가 힘겹게 안타로 출루했고, 이어 양의지의 2루타가 터지며 1사 2, 3루의 찬스가 찾아왔다. KIA 벤치는 안재석을 고의 4구로 내보내 만루 작전을 선택했지만, 두산은 김인태를 대타로 투입해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2사 만루, 절박한 두산 타선의 기세는 조수행이 결정적이었다. 조수행은 우익수 앞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고, 안재석의 2루 견제 아웃 판정은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번복됐다. 이 흐름은 두산에 추가 득점의 여지를 선사했고, 조수행은 2루 도루와 상대 포수의 송구 실책을 틈타 1점 더 달아나 달아났다.
KIA는 9회말 2사 후 김태군이 외로운 솔로 홈런을 날려 반격했으나, 승부의 추가 넘지 못했다. 정해영의 2군 강등 이후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KIA는 8회 두산의 집중 타선에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날카로운 두산 타선과 조수행의 냉정한 결정력이 이번 3연전 흐름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두산은 이 승리로 49승 5무 59패, 최근 8경기 6승 2패로 시즌 후반 새로운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 반면 KIA는 3연패에 빠지며 53승 4무 53패, 중위권 순위 유지에 경계등이 켜졌다. 지난 주중 3연전에서 따낸 승리를 일거에 내주며 분위기 반전이 절실해졌다.
승부의 실마리가 어딘가 흩어진 서늘한 밤, 잠실 구장을 채운 팬들의 얼굴에는 희비가 교차했다. 절체절명의 벼랑 끝 집중력은 점점 더 깊어진 여름, 야구가 가진 예측불허의 드라마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다음 경기는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의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