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희자매, 손끝에 담긴 세월”…상연 씨 품에서 흘러든 삶의 의지→오늘을 지켜낸 속삭임
해질녘 오래된 빌라 안, 할머니 상연 씨와 희자매의 웃음이 부드럽게 스며든다. 희진이와 희정이는 비좁고 소박한 공간 속에서 내 마음의 안식을 가족에게서 배워간다. 밥상 위로 퍼지는 내음이 할머니 손끝의 세월을 닮아가며, 두 자매는 말 없는 행동으로 사랑을 전한다. 해마다 농사와 식당 일을 놓지 못하는 상연 씨의 뒷모습에는 흘려보낸 시간이 묵직하게 묻어난다.
불안정한 생활과 남편, 아들의 장애에 닿은 길 위에서 상연 씨는 누구보다 단단히 자신을 붙든다. 이따금 병원의 권유에도 멈출 수 없는 노동에는 아이들에게 결코 상처와 빚을 남기지 않으려는 단호한 다짐이 숨어 있다. 보고만 있어도 아플 듯한 아이들 어깨에는 할머니를 닮은 조용한 책임감이 쌓여간다.

손녀들은 부엌일을 배우며, 꿈을 키우고 있다. 요리사란 꿈은 희정이에게 단순한 직업 이상의 의미가 된다. 할머니의 아픈 어깨에 기대고, 모습 그대로의 가족을 지키는 것이 두 소녀에게 삶의 방식처럼 스며든다. 각자의 몫을 나누고, 누군가의 빈자리는 곧 사랑으로 각인돼 있는 집안.
하지만 이들 세 식구의 하루는 늘 호흡처럼 이어진다. 비록 허덕이지만, 할머니와 손녀는 자신들만의 침묵 속에서 서로를 토닥인다. 집안에 비치는 아이들의 속 깊은 눈빛과 지친 미소는 시간이 흘러도 옅어지지 않을 가족의 기억을 새긴다.
신뢰와 위로, 그리고 세상과 맞서는 조용한 결의. 동행은 어느 누구도 쉽게 의지할 곳 없는 가족의 오늘을 비추며, 할머니와 손녀의 마음을 껴안는다. KBS 1TV 동행은 8월 23일 토요일 오후 5시 10분, 상연 씨와 희자매가 각자의 방식으로 지켜낸 가족의 온기를 그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