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재명, 역사 바꿀 위인 아냐”…김여정, 남한 대통령 직격하며 외교 단절 시사
남북관계의 냉각 기류가 다시 한 번 거세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실명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19일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 협의회를 개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정책 방향을 전달했다고 20일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노동당 직속 최고위 인사의 이 같은 발언은 남북관계, 더 나아가 한반도 긴장국면의 심화를 예고한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화해 메시지를 직접 언급하며 날 선 반응을 쏟아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을지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작은 실천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김 부부장은 "그 구상에 대해 평한다면 마디마디, 조항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직격했다. 나아가 “리재명 정권이 들어앉은 이후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안깐힘을 쓰는 ‘진지한 노력’이 보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대결 본심을 평화로 포장한다 해도 실체는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김여정 부부장은 "리재명은 역사적 흐름을 바꿀 위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변화시킬 리더십을 갖고 있지 않다고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정권이 바뀌어도 남측의 ‘대결 야망’은 사라진 적 없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이 분석은 남북 모두의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남한에 대한 북한의 강경 불신이 여전함을 드러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등 남측 인사를 거론하며 김여정 부부장은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안규백·조현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두고도 “침략전쟁연습”이라고 규정했다. 김 부부장은 이번 훈련에서 “우리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을 조기에 제거하고 공격 확대를 검토 중”이라는 등 작계 5022를 지목하며 거듭 경계의 뜻을 내비쳤다.
북한은 한국과의 외교 채널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의중도 분명히 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한 지역외교 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무성은 대한민국에 대해 적대적인 국가,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국가들과의 외교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김여정 부부장의 초강경 담화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화 제스처에 대한 일축으로 해석된다. 남북관계 개선이나 대화 시도가 다시 한 번 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정가와 외교가에서는 향후 북한 내 추가 메시지 및 한미의 대응이 한반도 정세를 다시 긴장 국면으로 이끌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