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보고서 일괄 보류는 국회 책무 저버려”…산자장관 인사청문회, 여야 격돌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방침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17일 국회 산업자원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첫머리부터 폭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경과보고서 채택 전면 보류' 지시에 대해, "국회의원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날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보도된 대로 청문보고서 일괄 보류를 지시했다면, 야당 위원들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 후보자가 아무리 해명해도 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발언에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이철규 산자위원장은 "청문 시작도 전에 언론 기사만을 근거로 동료 의원 의정활동을 폄훼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사실 여부에 대해 답변을 강요당할 자리가 아니니, 김 의원은 청문회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측은 동료 의원에 대한 모욕이라며 자제 요청에 나섰다.

이날 청문회는 김정관 산업자원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후보 자격과 도덕성, 정책 역량을 둘러싸고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 과거 두산에서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연루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공격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여당 측에서는 "김정관 후보자는 에너지 고속도로 등 이재명 정부의 핵심 에너지 공약을 이행할 적임자"라며 엄호에 나섰다.

양당의 공방은 인사청문회 정상 진행 여부와 함께 국회의 인사청문회 제도 운영에 대한 근본적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송언석 원내대표의 방침이 현실화된다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내각 인선이 표류하며 정부와 국회의 충돌 양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는 김정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은 인사청문 절차의 정당성을 둘러싸고 끝장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